[N2 뷰] 올해 첫 기준금리 결정…'경기 부양 vs. 환율 안정' 갈림길

김세정 기자 입력 : 2025.01.14 08:26 ㅣ 수정 : 2025.01.14 08:39

‘고환율 장기화‧트럼프 관세 정책’ 등 변수
한은 “금리, 경제 지표 참고해 유연하게 결정”
금리 인하 측 “경기 침체 선제적 대응 필요”
금리 동결 측 “환율 1500원 위협…외환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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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김세정 기자] 이번 주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가운데, 당장 1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의지를 밝혔지만, 1500원 문턱을 넘보는 고환율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변수들이 중첩되면서 한은의 금리 결정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16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이례적으로 예고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지속하고 성장의 하방 압력이 완화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올해 금리를 추가로 인하 하겠다고 명시했다.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와 통상 환경 변화로 경기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당시 3.5%인 기준금리를 0.25%p 내리며, 4년 5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긴축에서 완화 기조로 전환했다. 이어 11월에도 시장 예상을 깨고 0.25%p 추가 깜짝 인하를 단행했는데, 전문가들은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이 ‘금융 안정’에서 ‘경기 부양’으로 옮겨갔다고 분석한다.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려면 이번에도 금리 인하는 필요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월 경제동향’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대외 불확실성과 국내 정치적 불안이 이어지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내수 부진과 수출 증가 둔화 전망은 올해 성장을 끌어내리는 요소로 꼽히는 가운데, 무디스와 피치, S&P 등 국제신용평가사들도 한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추가 금리 인하가 환율을 자극할 수 있는 점은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 측이 내놓는 관세 정책 발언에 따라 환율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미국 고용시장의 견조함까지 더해지며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고 있어, 한국만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한미 간 금리차가 확대되고, 원화 가치는 더 떨어질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금리 인하가 계속될 경우 불안 요소로 발전될 수 있다”며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어려워진 대외 여건과 중첩돼 경제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증대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그 시기와 폭에 신중한 입장이다. 이 총재는 소비 데이터 등 각종 경제 지표를 바탕으로 금리 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일 이 총재는 1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와 관련해 “어느 방향으로도 결정된 게 없다”며 “금통위 회의 3~4일 전까지도 데이터를 보고 금통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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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들도 금리 인하와 동결 사이 갈림길에 섰다.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측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에 한국은행과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장한다. 

 

반면 금리 동결 측은 1470원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을 고려할 때 외환·금융 시장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반박한다.

 

경제 전문가들 의견도 팽팽히 맞선다.

 

키움증권은 1월 한국은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3.00%에서 2.75%로 25bp(1bp=0.01%p)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 국면이 지속되면서 국내 경제 심리 부진과 내수 부진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한은이 추경 등 재정 정책과 공조 차원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한은이 금융 안정 측면보다 경기 부양에 방점을 두는 쪽으로 통화 정책이 변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정책 타이밍 측면에서 1월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설명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높아진 경기 하방 위험과 정치적 불확실성 요인에 따른 정책 부재 리스크 등을 고려해 통화 당국이 1월에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이 연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외환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금리 동결은 불가피하다고 전망도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외환시장을 더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한은이 그동안 예상보다 외환시장 개입에 소극적인 편이었지만 1500원을 용인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지난 한 주간의 변화를 감안했을 때 1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결정은 어려울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1월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기준금리 동결, 금리 인하 찬성 의견이 2명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이한 대외 여건들이 1월 중 늘어났다는 것을 감안할 때 1월 금통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기존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정치적 상황만을 보면 금리 인하를 미룰 수 없지만 대외 여건은 반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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