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1위' 삼성E&A, SAF 시장 진출로 굳히기 나선다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해외 건설 시장에서 삼성E&A의 기세가 매섭다. 2024년 123억 달러가 넘는 수주액을 기록하며 1위에 오른 데 이어, 새해 벽두부터 1조 원이 넘는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2년 연속 1위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이번 계약은 친환경 항공 연료인 SAF 시장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E&A는 10일 펭게랑 바이오리파이너리와 '말레이시아 신규 바이오정유 프로젝트(New Biorefinery Project)'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수주 규모는 9억5000만 달러(약 1조38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삼성E&A는 신사업인 SAF(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 시장에 처음 진출하게 됐다.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SAF는 기존 화석연료 대신 폐식용유, 팜유 등 바이오 원료로 생산한 항공유를 뜻한다.
이미 지난해 해외 사업을 통해 재미를 본 삼성E&A는 말레이시아 사업 체결로 2025년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해외건설협회가 발표한 '2024년 해외건설 수주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삼성E&A는 123억9900만 달러로 수주 1위 기업에 등극했다. 삼성E&A는 2023년 17억4000만 달러로 5위에 그쳤었다. 2위는 현대엔지니어링으로 60억4100만 달러다.
삼성E&A의 이번 성과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거둔 잭팟이 큰 역할을 했다.
삼성E&A는 사우디 아람코 파딜라 가스사업 1번과 4번 패키지를 수주하며 약 60억 달러9(약 8조원)를 벌어들였다. 이 사업에는 GS건설도 참여했으며 두 기업의 계약금액을 합치면 약 73억 달러(약 1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삼성E&A는 올해도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E&A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기조는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로 갈 듯하다"며 "작년과 재작년 실적이 좋았던 만큼 올해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의 말대로 해외에서 선전은 좋은 성적표로 이어졌다.
삼성E&A는 지난해 3분기에 매출 2조3170억원, 영업이익 2039억원, 당기순이익 15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32.9%)과 당기순이익(1.5%)는 상승했다.
4분기 전망도 밝다. 미래에셋증권은 10일 삼성E&A의 4분기 실적에 대해 영업이익 2111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선 21.8% 감소하겠으나 시장 예상치(1908억원)를 11% 상회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4분기 계절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연중 반영됐던 화공 부문 손익 개선 요인과 원달러 상승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삼성E&A는 물론 우리 기업들은 지난해 중동에서 높은 수주고를 올렸다. 지난해 수주 1위 지역은 약 185억 달러를 벌어들인 중동으로 절반(49.8%)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국가별 순위에서도 중동에서의 선전은 두드러진다. 지난해 수주 상위 10대 국가 중 1, 2위는 모두 중동 국가로 1위는 사우디 아라비아(118만9700만 달러)이며 다음으로는 카타르(47억5300만 달러)가 뒤를 이었다.
올해 삼성E&A는 특정 국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적인 수주 쟁탈에 나선다.
삼성E&A 관계자는 "해외수주의 경우 한두 달 만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지난해 중동에서 큰 수익을 거뒀지만 특별히 특정 지역에 몰두하지 않고 동남아는 물론 남미 등 국가에 상관없이 수주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5년 신규 수주는 전년 대비 감소한 11~12조원을 전망하나 과거 평년 대비로는 높은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