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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4

오랜만에 찾은 필리핀 보홀에서의 다이빙 (3) 야외 수영장에서의 뱀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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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4.11.26 17:37 ㅣ 수정 : 2024.11.26 17:37

알고보니 필리핀의 태풍 발생시기는 7월~10월...이번에 태풍이 발생해서 하늘만 원망
태풍으로 다이빙 못하고 야외 수영장에서 휴식하다가 물위를 가로지르는 작은 뱀을 발견
비행기에 타자, 다음 여행 때는 태풍을 만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깊은 잠에 빠져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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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아침, 호텔 식당에서 바라본 바다. 바람도 별로 없었고 파도가 생각보다 심하지는 않았다. [사진=최환종]

 

[필리핀(보홀)/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이렇게 해서 첫날 오전에 모모 비치 2회 다이빙을 마치고 리조트로 돌아왔다. 모모 비치에서 오후까지 다이빙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판단하여 첫날 다이빙은 이것으로 마치고 점심 식사 후에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로 오면서 리조트 대표는 아무래도 내일 기상은 더 나쁠 것 같다면서 내일 아침에 연락을 주겠다고 한다.

 

호텔로 돌아온 일행은 할 일 없이 호텔 방에만 있기도 뭐해서 바닷가에서 산책을 하며 필리핀 태풍 시즌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필자는 태풍 때문에 다이빙을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필리핀 태풍에 대하여 인터넷 자료도 찾아보고 호텔의 필리핀 직원 등에게 물어보니, ChatGPT의 대답은 “필리핀의 태풍 발생시기는 주로 6~12월이고, 특히 7~10월 사이에 태풍의 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이고, 현지 직원의 대답은 “8~10월이 태풍 시즌이며 때로는 11월에도 태풍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결국 현지에 살고 있는 필리핀 직원의 말을 믿어야 한다고 판단이 되었고, 앞으로는 이 시기를 피해서 필리핀으로 다이빙을 와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이제까지 7, 8, 9월에도 다이빙을 많이 왔었는데 하필 이번 다이빙 여행때 태풍이 발생하다니.... 그저 하늘만 원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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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오후에 호텔 식당에서 바라본 바다. 나뭇가지가 휘어질 정도로 바람이 거세다. [사진=최환종]

 

둘째 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방에서 앉아 있는데, 리조트 대표에게서 연락이 왔다. 바람이 너무 거세어서 비치 다이빙도 취소란다. 내일이 다이빙 마지막 날인데 내일까지도 날씨가 좋지 않으면 이번 다이빙 여행은 비치 다이빙 2회로 만족해야 한다. 혹시나 하고 기상 예보 앱을 켜보니 내일까지 “강풍”이 예상되고, 우리가 귀국 출발한 다음 날부터 날씨가 좋아진다....... 오호통재(嗚呼痛哉)라!!!

 

셋째 날 오후에는 바람은 불지만 야외 수영장에서 수영이나 하면서 쉬자고 해서 식당 쪽의 수영장으로 갔다. 이 호텔에는 야외 수영장이 2개가 있는데, 한군데는 숙소 주변에 있고 주로 어린이들을 포함한 가족들이 이용하고 있어서 다소 붐비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바닷가 식당 쪽에 있는 한적한 수영장으로 가서 수영을 하며 휴식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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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식당 옆에 있는 야외 수영장. 사진 왼쪽에 보이는 대나무에서 뱀이 나와 수영장을 가로질러 오른쪽으로 갔다. [사진=최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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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비치의 수심 낮은 곳에서 본 니모 가족. 바람이 거센 바다에서 그나마 이 녀석들을 볼 수 있던 것이 위안 이랄까! [사진=최환종]

 

그런데 수영장용 수경이 아니라 다이빙용 수경을 쓰고 수영을 하려니 호흡이 매우 불편했다. 아무튼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 음료수를 주문해서 마시며 수영을 하고 있는데 왠지 느낌이 이상하다. 뭔가 나타날 것 같은 그런 느낌.

 

수영을 멈추고 잠시 서 있다가 우연히 대나무가 있는 쪽(위 사진의 왼쪽)을 바라보는데 새까만 작은 뱀(독사일까?) 한 마리가 수영장 안으로 들어오는게 보였다. 그때 대나무 주변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외국인 가족도 있었고 해서 필자는 큰 소리로 외쳤다. “Watch out! Snake!”

 

수영장 밖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어쩔줄 몰라했고, 근처에 있던 식당 여직원은 필자에게 빨리 밖으로 나오라고 소리친다. 필자는 뱀의 진행 방향을 지켜보며 뱀의 대각선 방향으로 수영장 밖으로 나오는데, 이때 뱀의 행동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제까지 바다에서 본 뱀은 물속에서 아주 천천히 여유있게 ‘S자(字)’를 그리며 이동했는데, 이날 본 녀석은 머리를 빳빳하게 세우고 물 위를 뛰듯이 헤엄치며 수영장 반대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수영장 반대편으로 가서 대나무 숲으로 사라졌다.

 

잠시 후에 호텔 경비가 달려와서 괜찮은지, 뱀 형태가 어땠는지 등등을 물어보는데 뱀은 이미 반대편으로 사라졌고 다친 사람도 없기에 뱀으로 인한 소동은 곧바로 마무리 되었다.

 

우리 일행은 뱀 소동이 끝나고 그 뱀 얘기를 하면서 그 뱀이 왜 그렇게 빨리 뛰듯이 도망(?)갔을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결론은 하나였다. 내가 외치는 소리에 뱀이 더 놀라서 재빠르게 반대편으로 도망간 것 같다는 것이다. 불쌍한 뱀 녀석. 사람이 외치는 소리에 혼비백산해서 도망가는 모습이라니.

 

이렇게 해서 3일간의 다이빙 여행은 무사히(?) 마무리 되었고, 우리는 방으로 와서 다음날 귀국 준비를 했다.

 

다음날 공항으로 이동하는데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이러다가 혹시 비행기가 이륙하지 못해서 몇 년 전과 같이 여기서 하루 이틀 더 머물러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2020년 1월에 마닐라 남쪽에 있는 타알 호수의 화산 폭발 여파로 인하여 이틀을 더 마닐라에서 머물러야 했다) 방정맞은 생각도 들었지만 비행기는 제 시간에 이륙했다. 그리고는 다음 다이빙 여행 때는 제발 태풍을 만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보홀 다이빙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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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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