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비트코인이 급등하며 9만5000달러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1억3200만원을 돌파했다.
전세계 가상화폐 시황을 중계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1일 새벽(한국시간) 비트코인은 9만47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보다 2.47%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조8700억달러를 웃돌며 2600조원을 넘어섰다.
비트코인이 이처럼 급등세를 타는 것은 하반기 대형 호재로 꼽히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옵션 거래가 미국에서 첫 개시한 것이 기폭제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나스닥 거래소는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의 옵션 거래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옵션이란 일정 기간 내에 사전에 정한 계약 조건에 따라 특정 자산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주는 파생 금융 상품인데, 이를 통해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투자와 관련한 위험을 헤지할 수 있게 되어 더 과감한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나스닥에 따르면, IBIT는 거래 시작 후 첫 60분 만에 약 7만3000건의 옵션 계약이 체결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 화폐 투자 회사 갤럭시디지털의 알렉스 손 리서치 책임자는 “옵션 거래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변동성 감소는 투자자들이 더 큰 포지션을 가질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옵션 거래는 가상화폐 전도사를 자처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47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보여온 비트코인에 사실상 날개를 달아준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적극 매수에 나서면서 사실상 머니게임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하며, 연말까지 10만달러 선을 계속 노크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트코인은 지난 13일 9만3000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지 7일만에 9만4700달러대를 돌파하며 10만달러에 5000달러 정도를 남겨둔 상태다.
7만달러 아래에서 움직이던 미국 대선 전과 비교하면, 40% 가량 오른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국제 정세가 한층 불안해진 상황도 비트코인 투자 열기를 막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겨냥해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데 대한 맞대응으로, 핵무기 사용을 언급하는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지만 가상화폐 시장은 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정학적 불안이 커질 때마다 요동쳤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최근 가격급등이 과열을 우려할 정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비트코인은 장기적인 역사가 없고 극심한 변동성으로 단기 트레이더에게 유리할 수 있는 위험 자산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계속해서 매력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비트코인 관련주들도 크게 오르고 있다. 비트코인을 290억달러어치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이날도 개장초 한때 15% 이상 올라 499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46억달러를 투입해 약 5만1780개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