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와 함께 동반추락하는 이시바 총리 지지율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지난 주 14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가 1달러 156엔 대까지 하락하며 올해 7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다시금 초약세로 접어들었다.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을 의식해 미 국채 매도가 확산되면서 장기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지만 이시바 총리는 당초 약속했던 금리인상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미일 간 금리차가 다시 벌어지려는 탓이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의 카시카리 총재 역시 지난 12일 물가가 예상보다 오를 경우 금리인하를 일시 중지할 이유가 된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카시카리 총재의 발언 다음 날인 13일, 미국 장기금리의 지표가 되는 미국 10년물 국채 이율은 4.4%대까지 상승했고 엔화에 이어 유로 역시 1유로에 1.05달러까지 하락하며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엔화가치가 다시 하락하는 현상을 두고 미즈호증권(みずほ証券)은 1달러=155엔이 하나의 벽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그 밑으로는 별다른 저항선이 없어 단기적으로는 158엔 정도까지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덕분에 계속되는 엔저와 물가인상에서 탈출하고자 이시바를 선택했던 국민들의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지통신이 이번 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은 전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28.7%를 기록했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8.2포인트 늘어난 38.3%를 기록했다.
총리가 되면 당장 실행할 것이라 호언장담했던 금리인상을 한 번도 실행하지 않았고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한 다수의 자민당 국회의원들을 공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국민들에게 이야기하고는 뒤로는 공천한 것과 동일한 금액의 선거활동 자금을 몰래 지원한 사실이 언론취재로 들통 나면서 결국 이시바도 별반 다를 것 없는 자민당일 뿐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자민당 내에서도 본인이 극도로 싫어했던 아베, 기시다 전 총리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이시바 총리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로 서민들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물가인상에 대한 종합경제대책을 이번 달 서둘러 발표했다.
엔저로 다시 연료가격이 급등할 상황을 고려하여 전기와 가스요금 부담을 덜기 위한 요금할인을 내년 1월부터 다시 개시하고 주민세를 내지 않는 저소득 세대에 3만 엔씩, 자녀 1인당 2만 엔씩 추가 지원금을 지급한다.
올해로 끝내려 했던 유류보조금도 내년 3월까지 연장하는 등 이번 경제대책의 규모는 약 13조 5000억 엔에 이를 전망인데 이는 작년 기시다 내각이 실시했던 13조 2000억 엔을 웃도는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어려운 시기에 그토록 갈망하던 총리직에 처음 앉은 이시바 시게루인 만큼 다음에는 어떤 방책을 꺼내들지 일부 국민들은 여전히 기대감을 갖고 그의 행보를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