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돌아온 트럼프와 우리의 과제
[뉴스투데이=최병춘 경제부장] '정치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돌아왔다.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치러진 제 47대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하며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했다.
트럼프를 당선시킨 일등 공신인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구호는 미국에서는 환영을 받았지만 미국을 벗어난 해외 시장은 불안을 넘어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가 약속한 위대한 미국을 만들기 위한 핵심 무기는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보호무역이다.
이에 따라 미국 관세 인상이 본격화되고 있고 미국과 경쟁하는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기조도 강화될 것이다. 이는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우리와 같은 혈맹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제조업과 대미(對美)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하는 전방위 제재는 결국 대(對)한국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한 통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따라 트럼프의 등장은 한국 경제에 호재가 아닌 악재인 셈이다.
‘강한 미국’을 보여주는 또 다른 무기인 달러의 힘도 국제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관세 인상과 이민자 추방 등을 내걸은 트럼프 공약은 결국 인건비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벌써 독립성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강 달러’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 1400원대를 돌파한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보여 원화 약세에 따른 무역 압박은 물론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도 커졌다.
'국장(국내 주식시장) 보다는 미장(미국 주식시장)'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국내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드는 가운데 해외로 돌아서는 투심(투자심리)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렇다고 트럼프의 복귀에 과도한 불안감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 트럼프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산업은 물론 금융산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해법을 마련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비해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고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제시한다. 특히 단기 대응을 뛰어넘어 장기적인 체질 변환의 필요성도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경제 공학적 접근 방식뿐만 아니라 유연한 대미 외교 전술을 포함한 다각적인 포트폴리오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의존도를 탈피해 시장 다각화에 속도를 내야 하고 우리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해법도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지원을 늘리고 있는 원자력발전이나 기존 산업은 물론 AI(인공지능) 시대 개막에 따른 디지털 혁신, 신흥시장 공략 등 트럼프발(發)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아직 남아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는 트럼프를 이미 한번 경험해봤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펼칠 경제정책인 이른바 '트럼프노믹스'에 대비해 우리가 냉철한 자기 점검과 면밀한 대비책을 마련하면 현재의 위기를 얼마든지 기회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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