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신입 3년내 퇴직률 34.9%, 2005년 이후 최고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후생노동성은 2021년 대졸 신입사원들의 3년 내 퇴직률이 전년 대비 2.6포인트 오른 34.9%를 기록했다고 지난 달 25일 발표했다. 이는 2005년 이후 16년 만에 기록한 높은 수치로 코로나를 경험하며 이직을 결정한 직장인들이 많아진 것이 주된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후생노동성 담당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한 바깥활동 제한으로 인해 2020년은 기업들의 경력직 구인건수가 줄었지만 2021년에는 반동으로 오히려 크게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3년 내 퇴직률이 가장 높은 곳은 숙박 및 요식 서비스로 전년 대비 5.2포인트 오른 56.6%를 기록했다. 신입사원 두 명 중 한명은 3년을 못 버티고 첫 직장을 관뒀다는 의미다.
비슷한 서비스 업종인 생활 및 오락도 5.7포인트 오른 53.7%로 높은 퇴직률을 기록했는데 서비스 업계는 특히나 인력부족이 심각하지만 타 업계 대비 낮은 급여수준도 퇴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고졸 신입사원의 3년 내 퇴직률 역시 1.4포인트 오른 38.4%를 기록해 몇 년간 이어진 구직자 우위의 채용시장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들의 첫 직장 만족도는 오히려 낮아지는 모습이었다.
한편 최근 일본 기업들이 속속 도입하고 있는 직무형 인사제도로 종업원들의 직급과 급여가 하락하면서 추가적인 노사 마찰과 이직 가능성을 만들고 있다. 종업원의 구체적인 직무능력과 성과에 따라 급여와 직급이 변동하는 방식은 일본 기업들이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경우인데 종업원들 역시 이를 불이익이라고 받아들일 경우 사측과의 분쟁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예로 파나소닉 홀딩스의 자회사인 파나소닉 커넥트는 2022년부터 직무형 인사제도를 도입하며 승진이 아닌 강등 규정을 새로 마련하였다. 그리고 올해도 해당 인사제도를 활용하여 약 25%의 종업원들이 승진했지만 반대로 1.3%는 직급과 급여 강등이라는 쓴맛을 보았다.
파나소닉 커넥트 측은 정확한 업무평가와 인재유동화로 회사와 개인을 자극하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하였지만 강등된 사원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이 없었다.
후지쯔 역시 2020년부터 1만 5000여명의 관리직을 대상으로, 2022년부터 4만 5000여명의 비 관리직을 대상으로 직무형 인사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관리직들에 대해서는 직급과 책무, 임금 관계를 엄격히 평가하는 것이 특징으로 경력연수 등은 일절 고려하지 않고 수시로 평가를 거쳐 직급을 조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기업들의 고용관리는 직무능력으로 종업원을 평가하여 기본급과 직급을 책정하는 멤버십형 인사제도가 당연시되어 왔고 종업원의 근무연수가 오를수록 직무능력이 축적된다고 보았기 때문에 기본급은 사실상 줄지 않고 해마다 늘어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직무형 인사제도는 이런 전제를 무너뜨림으로써 업무와 성과에 따라 기본급도 함께 움직이는 것이 되어버렸고 직급 강등 역시 기업 입장에서는 배치전환의 일부로 보고 있다.
만일 종업원이 강등을 임금 불이익으로 받아들일 경우 소송이나 이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본사회가 직무형 인사제도에 적응하기까지는 잦은 혼란과 퇴직률 상승은 감내해야 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