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부실기업을 SK하이닉스로 키워낸 '최태원 리더십'을 탐구하라
‘고용절벽’ 시대의 효율적인 취업전략은 무엇일까요. 주요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직무능력을 키우라고 조언합니다. 지원 기업이 공략하는 시장, 신제품 그리고 성장전략 등을 탐구하라는 주문입니다. 이런 노력을 쏟은 사람이 ‘준비된 인재’라는 설명입니다. 뉴스투데이가 이런 노력을 돕기 위해 취준생들의 스터디용 분석기사인 ‘취준생을 위하여’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이가민 기자] SK그룹(대표이사 최태원 회장, 장용호 사장)의 역사는 1953년 선경직물 창립으로 시작되었다. SK는 4대 핵심 사업인 첨단소재, 그린, 디지털,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지속적인 혁신을 이루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이 핵심 계열사이다.
최태원(64) 대표이사 회장은 SK그룹 제2대 회장인 최종현 회장의 장남으로 SK상사에 부장으로 입사했다. SK아메리카 이사대우, SK상사 상무이사, SK 대표이사 부사장 등을 지냈다. SK그룹 대표이사 회장과 SK텔레콤 회장을 겸하고 있다.
장용호(60) 대표이사 사장은 SK에서 LNG사업추진TF장, 사업지원담당, SK PM2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SK머티리얼즈 사내이사를 맡은 뒤 SK머티리얼즈 사장을 지냈고 지난 1월 SK그룹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되었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를 인수해 과감을 투자를 지속해온 결과, 인공지능(AI) 반도체 글로벌시장의 강자로 성장시켰다. 취업준비생들은 'SK그룹 성장의 역사'를 이끌어온 최태원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분석적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 위기 기업을 인수해 글로벌 반도체기업 SK하이닉스로 키워낸 것은 '성과'이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미래 방향성'이다.
■ 취준생 전략1=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법인에 담긴 구조적 변화를 탐구하라
SK그룹은 최근 계열사별 임원규모 20% 이상 감축 방침을 밝혔다. SK에코플랜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관련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테크사업 조직’을 신설하고 에너지와 환경분야 조직을 개편하면서 기존 임원들을 대거 교체했다. 임원 18명이 물러났으며, 1명이 신규 임원으로 승진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앞두고 SK이노베이션 계열사 3곳의 인사 교체가 이루어졌다.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새롭게 선임된 사장은 모두 이공계 출신의 젊은 리더십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은 SK그룹의 ‘리밸런싱’ 핵심 활동이다. 실적 부진의 계열사에 변화를 주며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고자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통해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규모의 민간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고 밝혔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사업에서의 확고한 성장 기반을 만들어가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다음 달 1일 합병 법인을 출범시킨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과 배터리사업에 더해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사업 등이 결합돼 에너지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요구에 대응한 에너지 솔루션 패키지(Energy Solution Package)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하고자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으로 안정적인 재무 및 손익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NG, 전력과 같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SK E&S와의 합병을 통해 회사 수익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큰 폭으로 상승된 합병회사의 수익력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만 2030년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조 200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전체 EBITDA는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그룹 취업준비생은 SK그룹 전반의 구조적 변화에 담긴 미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 취준생 전략2=2012년 최태원이 인수한 부실기업 하이닉스의 성장 역사를 분석하라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SK하이닉스는 2024년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3분기 매출 17조 5731억원, 영업이익 7조 300억원, 순이익 5조 75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기존 기록인 2분기 16조 4233억 원을 1조원 이상 넘어섰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영업이익 6조 4724억 원, 순이익 4조 6922억 원)의 기록을 크게 뛰어넘었다.
SK그룹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2012년 하이닉스반도체(現 SK하이닉스)를 인수했다. 최태원 회장의 결단이었다. 인수 당시 하이닉스반도체는 부실 기업이었다. 무리한 인수합병에 대한 우려와 함께 주가 폭락이 나타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은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후에 직접 공동대표를 맡아 책임경영을 선언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으며,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고대역폭메모리)을 개발했다. HBM은 AI 반도체의 필수품으로 SK하이닉스는 현재 HBM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9월 양산에 들어간 HBM3E 12단 제품의 공급도 예정대로 4분기에 시작할 예정이다.
4분기에 공급될 HBM3E 12단 제품은 AI 메모리에 필수적인 속도, 용량, 안정성 등 모든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충족시켰다. SK하이닉스가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HBM3E 12단 제품의 동작 속도를 현존 메모리 최고 속도인 9.6Gbps로 높였다. 이는 이번 제품 4개를 탑재한 단일 GPU로 거대언어모델(LLM)인 ‘라마 3 70B’를 구동할 경우 700억 개의 전체 파라미터를 초당 35번 읽어낼 수 있는 수준이다. 라마 3은 2024년 4월 메타가 공개한 오픈소스 LLM으로 8B(Billion), 70B, 400B 총 3가지 사이즈가 있다.
또한 기존 8단 제품과 동일한 두께로 3GB D램 칩 12개를 적층해 용량을 50% 늘렸다. 이를 위해 D램 단품 칩을 기존보다 40% 얇게 만들고 TSV 기술을 활용해 수직으로 쌓았다. SK하이닉스는 얇아진 칩을 더 높이 쌓을 때 생기는 구조적 문제도 해결했다. 자사 핵심 기술인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 공정을 이번 제품에 적용해 전 세대보다 방열 성능을 10% 높였으며, 강화된 휨 현상 제어를 통해 제품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
12년 전 SK그룹의 애물단지로 작용될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장은 하이닉스 인수를 결정했고,'뚝심 투자'로 SK하이닉스라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키워냈다. SK그룹 취업준비생은 이처럼 SK하이닉스가 SK그룹의 주력기업으로 진화하는 과정에 대해 면밀하게 탐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