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KB증권은 오는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공약을 고려했을 때 결과와 무관하게 중립금리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에서 “대선과 의회 선거는 4년의 정책 방향을 결정해 경제에 구조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중대한 변수”라며 “이는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성에 영향을 미쳐 중립금리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인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결정에 ‘기준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연준은 중립금리의 구체적인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경제가 크게 어느 한 쪽으로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 상황에서 ‘적정한 수준’을 찾아가려면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중립금리가 오른다고 당장 금리 인하를 끝낸다는 뜻은 아니지만, 현재 금리의 긴축 강도가 생각만큼 세지 않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추가 인하의 당위성을 낮춘다”고 진단했다.
KB증권은 미국 대선이 끝나고 중립금리가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후보와 해리스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모두 투자 확대·생산성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국의 정책 방향이 통화 긴축과는 거리를 둬 정부 적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중립금리 상승 전망의 이유로 꼽힌다.
권 연구원은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 후보에 비해 이민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이고 주택 건설투자에 적극적인 입장인 만큼 (당선 시) 중립금리 상승폭이 더 클 것”이라며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강경한 이민정책으로 인구 증가세가 제한되면서 중립금리의 상승분을 일부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고 공화당의 싹쓸이가 실현될 경우에는 정부 재정이 훨씬 확장적으로 집행되면서 단기적으로 경기에 대한 기대와 예상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어 시간을 두고 장단기 금리차가 다시 축소될 여지가 있다”며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고 민주당 영향력이 강할 경우에는 단기금리보다 장기금리의 상승폭이 커지며 장단기 금리차가 더 큰 수준으로 수렴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