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미국의 금리 인하,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 미칠까? (下)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4.10.23 00:30 ㅣ 수정 : 2024.10.23 00:30

[기사요약]
연준의 금리 인하 - 단순히 환율 변동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경제 변수와 상호작용하며 복합적 영향 미칠 것
높은 수익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자들, 미국 대신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고 성장 가능성 큰 다른 국가로 자본 유입시킬 가능성
우리나라 금리 아직 미국보다 높지 않기 때문에 자본 유입이 활발할 가능성 작지만, 달러화 약세에 따라 원화 가치 이전보다 상승
미국의 금리 인하로 경기 경착륙 우려 완화되고 내수가 회복되면, 우리나라 수출도 증가
한국은행도 향후 기준금리 인하할 가능성 커졌지만,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상황이 주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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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9월 기준금리를 0.50%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연준이 2022년 3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면서 고금리 시대가 지속되었다. 그러나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통화정책의 방향이 전환되면서 고금리 시대가 저물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며, 특히 한국경제에도 다양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금리 인하는 단순히 환율 변동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경제 변수와 상호작용하며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글에서는 금리에 대한 기본개념, 미국의 금리 인하 배경, 그리고 미국의 금리 인하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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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foxbusiness]

 

[뉴스투데이=김범식 서울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미국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고금리 시대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통화정책의 방향이 전환되면서 고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 미국의 금리 인하, 한국경제에 복합적 영향 미쳐..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며, 특히 한국경제에도 다양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단순히 환율 변동에 그치지 않고 여러 경제 변수와 상호작용해 복합적인 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단기적인 자본 이동 경로와 중장기적인 실물 경로를 통해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단기적으로는 국내외 금리 차이에 따른 외자 유입이 발생해 환율, 금리, 주가 등에 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소비와 투자 심리가 회복되어 내수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미국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한국의 수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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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oney]

 


• 한국으로의 자본 유입과 원화 가치 상승 가능성

 

미국의 금리가 낮아지면 투자자들이 미국의 자산에서 높은 이익을 얻을 가능성을 낮추게 된다.

 

이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대신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고 성장가능성이 큰 신흥국 등 다른 국가의 자산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금리는 아직 미국보다 높은 수준이 아니므로 이러한 자본 유입이 아주 활발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에서 다른 국가로 자금 이동이 활발해지면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감소해 달러화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달러화 약세는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원화가 상승하면 수출상품의 달러화 가격이 올라 경쟁국 제품보다 비싸져,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그러나 원화 가치 상승은 수입상품 가격을 낮추고, 원료를 수입해 생산하는 상품의 제조원가를 줄여 국내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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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corporate finance institute]

 


• 해외 최종수요가 큰 업종 중심으로 수출 증가

 

미국이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소비와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 미국의 수입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의 수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원화 강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출감소보다 미국의 수요증가로 인한 수출증가 효과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금리 인하가 글로벌 경기 및 교역 회복세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우리나라의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ITT)은 9월 23일 발표한 “미국 기준금리 인하의 우리나라 수출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1%p 인하될 경우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이 0.6%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미국의 금리 인하는 2∼6개월 동안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에 영향을 미치며, 전자 및 광학 장비, 기초 및 가공 금속, 기계, 화학제품 등 해외 최종수요에 민감한 산업이 특히 수혜 대상인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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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zenbusiness]

 


• 통화당국의 운신 폭은 확대,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이 관건

 

미국의 금리 인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인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한미 간 정책금리 차이는 역대 최대인 2%p까지 벌어졌으나, 이번 미국의 금리 인하로 1.50%p로 축소되었다. 즉, 한미 간 금리 역전으로 인한 부담이 다소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올해 10월 11일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p 인하했다.

 

이번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중소기업의 자금난 완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완화, 소비 및 투자 확대 등 내수진작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와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 상황은 통화당국이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즉, 금리 인하로 인해 가계부채가 통제 불가능하고, 부동산 시장 과열로 자산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경제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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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한국은행이 9월 26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p 하락할 경우 1년 후 가계대출 증가율은 0.15%p 확대되고,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0.43%p 오르며, 특히 서울의 상승폭은 0.83%p로 전국 평균의 약 2배 가까이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통화당국은 향후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와 폭, 국내 경제상황과 물가 동향, 그리고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동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절한 통화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의 조화를 위한 한국은행의 적절한 통화정책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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