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4.10.08 00:06 ㅣ 수정 : 2024.10.08 00:06
제로금리와 양적완화의 종식에 기업은 수익악화, 개인은 금리인상 걱정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지난 달 27일에 치러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 茂)가 당선되며 그대로 10월 1일자 제 102대 내각총리대신에 임명되었다.
이를 두고 그의 출신지역인 돗토리현에서는 축하인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일본 전체를 두고 보면 ‘이시바 쇼크’라는 표현이 X(구 트위터)에서 트렌드 언어로 떠오를 정도로 기업과 국민 모두 놀라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 총재선거 개표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여론은 이시바가 아닌 타카이치 사나에(高市 早苗)의 당선을 유력시했다. 일본 첫 여성총리인 동시에 아베 전 총리의 뒤를 이을 것이 분명한 인물이기에 투표 당일에도 엔화 가치는 떨어지고 닛케이 주가지수 역시 오름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개표결과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이시바가 타카이치를 근소한 차로 누르며 차기 자민당 총재로 당선되자 모든 게 바뀌었다. 엔은 갑자기 3엔 정도 올라가면 143엔대로 올라갔고 닛케이 주가지수는 4만 엔 가까이 상승했다가 2000엔 정도 급락하며 3만 7000엔에 장을 마감했다.
자민당 내에서는 그와 대척점에 있는 아소 타로 전 총리가 투표 때만 하더라도 승리를 확신하며 비스듬히 다리를 꼬고 앉아 웃고 있었지만 결과 발표 후에는 굳은 표정으로 그와 정중히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 인터넷에서 밈으로 퍼져나갔다.
일본 전체가 이시바 쇼크에 휩싸인 이유는 먼저 그가 금융소득에 대한 세금을 강화하고 법인세도 증세할 것을 암시하였기 때문에 경기가 지금보다 가라앉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표현하면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드러낸 것도 개인과 법인 모두에게 반가운 이야기는 아니다. 애초에 그는 시중에 무한히 돈을 풀어 엔화가치를 낮추고 기업이익 증대에 따른 임금인상 등의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아베노믹스를 심하게 비판한 바 있기에 일본 정부가 긴축재정으로 돌아설 것도 당연한 상황이다.
일본 경제전문가들 역시 이시바 총리의 정책이 일본 경제를 일부 정상화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거두겠지만 이와 같은 장기적 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당장 엔고에 따른 기업수익 악화와 주가하락 등의 부정적 효과를 먼저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12년부터 추진되어 왔던 아베노믹스와는 정반대의 흐름을 만들어낼 것이기에 혹자는 그가 국민과 기업들의 비난여론에 총리직을 오래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는다.
당장 이번 달에 실시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은 51%로 기시다 정권이 발족하던 55%를 밑돌았다. 같은 조사방식이 적용된 2002년 이래 가장 낮은 지지율로 시작하는 셈인데 4번의 실패 후 다섯 번 만에 총리직을 맡게 된 그의 행보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