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확산 불안에 금값 국제유가 천정부지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에 맞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 수백 발을 발사하면서 중동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맞고는 못사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재차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큰데, 어떤 형태로 보복공격을 하느냐에 따라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동지역의 긴장 고조는 증시와 가상화폐를 크게 흔들고 있는 반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과 달러화는 강세로 치닫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를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나스닥 지수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내림세로 끝났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0.06% 하락했고,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15% 넘게 급등하면서 3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도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시가총액 1, 2위 종목들은 나란히 주저앉았고, 다른 알트코인들은 내림폭이 더 컸다.
특히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한국시간 1일 한때 업비트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8080만원에 거래되면서 다시 8000만 원 선이 깨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뉴욕증시가 흔들리자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증시도 타격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장보다 2.18% 하락했고, 국내증시 역시 코스피가 1.22%, 코스닥지수가 0.23% 내렸다.
주식시장과 가상화폐시장이 동반하락한 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가치와 금값은 강세를 나타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24일 이후 처음으로 101선 위로 올라왔다. 지난달 27일 한때 100.157까지 내려갔던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13일 이후 처음으로 101선까지 뛰었다.
그 여파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원50전 오른 1318원30전에 거래됐다.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금값은 중동전쟁이 터질 경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거세질 것이란 기대감에 날개를 달았다.
지난주 트로이온스당 2685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630달러 선에서 안정화된 금 현물 가격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했다는 소식에 한때 2673달러까지 급등했다.
국제 유가 또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1.03% 오른 배럴당 74.32달러,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19% 오른 배럴당 70.66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유동적이다. 앞서 지난 4월 이란이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는 분쟁이 확대되지 않으면서 며칠 만에 시장 혼란이 진정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공격에 나서거나 이번 분쟁을 계기로 이란의 석유 수출에 제재가 가해진다면 국제유가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악의 경우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웃돌 수도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