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액셀러레이터, 투자 저변 넓혀 벤처생태계 새 지평 연다
모태펀드 운용사 농금원,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회원사 가입
국내 유력 AC, 글로벌 투자 협업 강화도 이어져

[뉴스투데이=임성지 기자] 최근 벤처투자에서 초기 단계로 분류되는 액셀러레이터(초기기업 전문 창업기획자·AC)가 광폭 행보를 보이며 벤처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2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 운용기관사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이 초기투자 액셀러레이터협회 회원사로 가입했다.
농림수산식품 모태펀드는 농림수산식품 산업 규모를 키우고 업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조성하는 모(母)펀드다.
이를 위해 농금원이 지난 2010년부터 정부 출자금과 민간 자금을 합쳐 결성하는 민관 공동출자 모펀드가 농림수산식품 모태펀드다. 이 펀드는 유망 농식품 업체에 투자해 국내 농식품업을 성장시키는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농금원은 사업 초기 크라우드펀딩으로 소액 자금조달에 성공한 기업의 후속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아그로벤처데이’를 운영한다. 아그로벤처데이는 농식품 크라우드펀딩 사업설명회(IR)다.
이와 함께 농금원은 농식품기업과 투자자 간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농식품 투자정보 플랫폼 ‘어시스트’도 개설했다.
이를 통해 농금원은 창업 초기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농식품 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에도 농림수산식품 모태펀드 1420억원을 결성했으며 올해 안에 2100억원 이상의 펀드를 결성할 것으로 보인다. 농금원의 현재까지 누적된 펀드 결성 규모는 2조1872억원에 이르고 누적 결성 자펀드는 총 133개이다.
특히 농금원은 ‘초기 농식품 기업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전략 협의회’를 통해 AC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모험자본 투자에서 초기 과정인 AC단계에서 모태펀드 운용사가 두드러진 역할을 하기 위한 수순이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글로벌 경제 위기와 유동성 등으로 벤처투자 규모가 점점 줄어들면서 초기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그만큼 향후 액셀러레이터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AC들의 왕성한 활동 뒤에는 새롭게 통합한 협회의 리더십이 두드러진다.
국내 AC의 대표 단체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와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는 올해 5월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는 현재 AC 투자·보육시장 고도화, 글로벌 창업생태계 교류·협력을 위해 5개 부문, 10개 세부 분과 활동을 진행한다.
전화성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은 <뉴스투데이>에 “통합 협회 출범 이후 시드(Seed)와 프리A(Pre-A) 단계의 초기투자 주체를 통합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투자 혹한기’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스타트업 생태계는 지속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화성 회장은 “최근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고 협회 차원의 다양한 컨퍼런스, 오픈이노베이션 등 협업도 다각화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 AC,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며 '프론티어 정신' 새긴다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엑셀러레이터 행보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글로벌 무대로 향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AC가 '와이앤아처'다.
와이앤아처는 한국형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비즈니스 모델화에 성공해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이 업체는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와이앤아처는 최근 국내 AC 최초로 태국 정부의 스타트업 투자 매칭 프로그램 운영사로 선정됐다.

와이앤아처는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 ‘에이스트림(A-STREAM)’에서도 맹활약한다.
오는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제주 해비치 호텔에서 막을 올리는 에이스트림은 민간분야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다.
지난 2017년 처음 시작해 올해 8회를 맞는 에이스트림은 국내외 스타트업의 스케일업(규모 확대)을 돕는 투자유치 프로그램이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투자자 100여명, 해외 투자자 40여명, 대·중견기업 관계자와 오픈이노베이션 담당자 30여명 등 국내외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가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에이스트림은 그동안 700여개 스타트업이 참가했으며 이들의 누적 투자유치액은 약 1000억원에 이른다. 또한 그동안 78개 스타트업이 해외법인을 설립했고 국내외 기업과 178건에 이르는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호재 와이앤아처 공동대표는 <뉴스투데이>에 “시드 투자(아이디어 및 기술력을 갖춘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단계) 역할을 하는 AC가 시장에 많이 등장하면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재 대표는 “와이앤아처는 현재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첫 베이스캠프를 마련해 한국 스타트업을 현지 기업과 연결하거나 현지 스타트업을 발굴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 새로운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특히 동남아시아는 한국형 밀착 보육에 대한 수요가 많아 이를 위한 전략과 액션 플랜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와이앤아처는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몽골 등 새로운 지역으로 사업 확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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