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주식의 한계, 트럼프 미디어 락업 해제 후 최저치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오는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주로 꼽히는 트럼프 미디어 테크놀로지 그룹(이하 트럼프 미디어)가 상장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트럼프 미디어는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를 앞두고 장전거래에서 소폭 올랐지만 장이 열리자 개장초 전장보다 5% 이상 떨어져 12달러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상장 첫날인 지난 3월26일 종가 57.99달러의 4분의 1 수준이며, 최고가였던 79.38달러와 비교하면 6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트럼프 미디어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패배후 트위터 계정이 막히자, 지지자들과 소통한다며 스스로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의 모기업이다. 지난 3월 26일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한때는 시가총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각종 여론조사에서 밀리며 대선 승리 가능성이 낮아지자, 트럼프 미디어는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더욱이 6개월간 최고경영진·대주주·초기 투자자들의 매매가 금지됐다가 락업이 해제된 것을 계기로 하락세는 더욱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TV토론 직후 트럼프가 해리스에게 밀렸다는 평가가 나오자 시간외거래부터 큰 폭으로 밀리더니 장이 열리자마자 17% 이상 떨어져 15달러 선까지 밀렸다.
이후 락업 해제까지 맞물려 트럼프 미디어의 하락폭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미디어의 최대주주인 트럼프는 현재 주식 1억1475만주를 갖고 있어 전체 지분의 58%를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는 락업 해제와 관련해 “당분간 트럼프 미디어 주식을 팔 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트럼프 미디어 주식 752만주를 갖고 있는 유나이티드 애틀랜틱 벤처스와 740만주를 보유중인 ARC 글로벌 인베스트먼츠 II 등은 아무 때나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22일(현지시간) 싱클레어 미디어 그룹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2028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혀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 대선 도전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트럼프 미디어는 가장 강력한 트럼프 관련주라는 점이 오히려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해리스보다 약 4~5%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선벨트와 러스트벨트 등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경합주에서는 여전히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어 아직 대선 승리에 대한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확실한 우세를 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승부와 달리, 해리스에게는 밀리고 있다는 인상이 강해 정치테마주로서의 생명이 거의 다 끝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