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김연섭 호(號), 첨단 동박으로 19조원 세계시장 공략 '가속페달'

남지완 기자 입력 : 2024.09.18 07:00 ㅣ 수정 : 2024.09.18 07:00

경쟁업체와 실적 차별화로 업계 최강자로 거듭나
하이엔드 동박 준비에 박차 가해 '미래 먹거리'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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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동박 기업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대표 김연섭·사진)가 약 19조원 규모 글로벌 동박시장 공략에 가속페달을 밟는다. 

 

이를 위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기존 주력사업인 동박 제품 외에 '차세대 먹거리'인 하이엔드 동박 시장에도 속도를 내는 등 기술 초격차에 본격 나섰다. 

 

동박은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제조할 때 중간 재료로 투입되는 얇은 구리판이다. 머리카락 두께 15분의 1 정도의 얇은 구리판인 동박은 과거에는 각종 전자·전기제품 핵심 부품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에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최근 2차전지용 동박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박을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에는 1대당 5g이 투입되지만 전기자동차에는 1대당 30~40㎏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탁월한 양산능력과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힘입어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경쟁업체가 부진한 실적으로 사업 규모 확대에 주춤한 모습과는 대조된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동박은 특히 전기차 배터리 4대 소재 가운데 하나인 음극재 재료로 사용된다"며 "동박 시장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과 마찬가지로 규모의 경제가 통하는 곳으로 동박 공장 규모를 키우는 것이 미래 성장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이처럼 동박 사업에 광폭행보를 보이는 것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실적 호조가 크게 작용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022년 말 롯데그룹에 인수된 후 최근까지 매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종업체 솔루스첨단소재가 적자 행보를 보이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동박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츠(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동박 시장 규모는 71억1000만달러(약 9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세계 동박 시장은 해마다 7.9% 성장해 2032년에는 141억1000만달러(약 18조80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또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하이엔드 동박' 에도 진출했다. 

 

하이엔드 동박시장은 아직 시장이 초기단계로 시장 규모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배터리·소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하이엔드 동박 시장규모가 2025년 1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특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주력하는 하이엔드 동박은 두께 6µm, 강도 50~60kgf/mm², 연신율(끊어지지 않는 성질) 12~15%로 일반 동박 두께 8~10µm, 강도 30~40kgf/mm², 연신률 8%보다 뛰어난 고강도·고연신 제품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하이엔드 동박 시장이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지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과감한 투자를 기반으로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향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엔드 동박 시장에서 2028년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해 글로벌 1위 동박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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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 실적과 동박 공장 규모 등 '규모의 경제'에서 경쟁업체 크게 앞질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최근 실적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61억원 △2분기 영업이익 15억원 △3분기 영업이익 30억원 △4분기 영업이익 13억원 △올해 1분기 43억원 △2분기 30억원이다.

 

이에 비해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190억원 △2분기 영업손실 238억원 △3분기 영업손실 204억원 △4분기 영업손실 100억원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40억원 △2분기 영업손실 104억원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에 속하는 동박 산업은 '규모의 경제 논리가 통용되는 시장이다. 이에 따라 실적 호조를 꾸준히 유지하려면 대규모 설비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총 6만t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스페인과 미국 등 북미에서 공장 건설을 꾸준히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8년 24만t의 동박 양산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게 이 업체의 '큰 그림'이다.

 

김연섭 대표는 지난 6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에서 “당분간 동박 시장은 미국 등 북미를 중심으로 발달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이 지역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공장 규모 증설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업체 SK넥실리스 전략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SK넥실리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5년 16만6000t, 2028년 24만t의 동박을 생산할 계획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올해 상반기 기준 1만5000t의 동박 양산 역량을 갖췄으며 올해 말까지 생산량을 3만8000t으로 늘릴 예정이다.  또한 2025년까지 캐나다 공장을 준공해 총 6만3000t 규모를 갖출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솔루스첨단소재 등 경쟁업체가 동박 생산량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따라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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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동박 및 범용(기존) 동박 개요 [사진=남지완 기자]

 

■ 동박 넘어 하이엔드 동박까지 거머쥔다...글로벌 시장점유율 30% 목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6월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에 참가해 2030년 하이엔드 동박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첨단화 추세로 기존 동박보다 성능이 대폭 강화된 첨단 동박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현재에 비해 2배 늘리는 목표를 세웠다”며 “이를 위해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증가하려면 배터리 셀에 들어가는 양·음극재 용량을 늘려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규모 하이엔드 동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배터리 유럽에 참가한 이윤형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상무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는 전북 익산, 말레이시아, 스페인 공장 등에서 관련 설비 조성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하이엔드 동박 설비를 대폭 늘려 2028년 연산 24만t에 이르는 하이엔드 동박을 생산할 방침이다. 

 

이윤형 상무는 "첨단 하이엔드 동박에 대한 사업 목표는 모기업 롯데그룹과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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