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보험' 경쟁에 쏟아지는 '배타적 사용권'…삼성생명 '상품 차별화' 선두
올해 배타적 사용권 신청 17건…생보 7건‧손보 10건
17건 중 '제3보험' 영역 13건…보험업권 제3보험 격전
삼성생명, 5건으로 업권 내 최다…모두 건강보험 상품
'손보 우위' 여전하나 상품 경쟁력 제고로 추격 박차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수익성 제고를 위해 '제3보험' 시장에 뛰어들면서 보험업계가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는 가운데 '배타적 사용권' 획득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삼성생명은 올해 생보사 중 가장 많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해 상품 차별화 면에서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13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생보협회에 접수된 배타적 사용권 신청은 7건, 손보협회에 접수된 신청은 10건으로 총 17건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접수된 18건에 근접한 수치다.
배타적 사용권이란 생명‧손해보험협회에서 심사를 거쳐 다른 회사가 유사한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독점 판매 권한을 부여하는 한시적 특허권이다. 각 협회의 신상품심의위원회가 상품의 독창성과 진보성, 유용성, 노력도를 종합해 평가하며, 심사위원 점수 평균 80점 이상을 받으면 배타적 사용권을 받을 수 있다. 점수 구간별로 △85점 미만 3개월 △85~90점 6개월 △91~95점 9개월 △96점 이상 1년의 배타적 사용권이 부여된다.
올해 가장 많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곳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올해만 5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이는 생‧손보를 통틀어 가장 많은 사례다. 올해 6월 '행복플러스연금보험'에 대해 배타적 사용권 3개월을 획득했다. 올해 생보업계 첫 배타적 사용권 획득 사례였다.
이후 삼성생명은 이달까지 연달아 4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7월 '삼성플러스원건강보험', 8월 '경도인지장애‧최경증이상치매보장특약N5', 이달에는 '항암약물‧방사선치료후72대질병및재해보장특약'과 '장기요양지원특약'과외 1종에 대해 각각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았다.
이 밖에 생보업계에서는 라이나생명이 올해 7월 '무배당 다이나믹건강OK보험'의 배타적 사용권 9개월을 획득했으며, 미래에셋생명도 같은 달 '급여 비유전성유전자검사보장특약' 2종에 대해 각각 3개월,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손보업계에서는 한화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이 각각 2건을 획득하며 가장 많은 사례를 기록했다.
한화손보는 올해 1월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2.0'의 '출산장려 가임력 보존' 서비스와 유방암(수용체타입)진단비 특약 2종에 대해 배타적 사용권 3개월을 받았다. 6월에는 '유방암예후예측검사비' 특약에 대해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DB손보는 4월 '프로미라이프참좋은운전자상해보험'의 운전자 비용담보 비탑승 직후 보장' 서비스와 '운전자 비용담보 비탑승 후 주정차사고 보장' 담보 등 2종에 대한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았다. 이달에는 '체증형3대질병진단비' 특약에 대한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얻었다.
롯데손해보험은 3월 '주택 임차보증금반환 민사소송 및 강제집행 변호사선임비용 보장보험'의 3개적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으며 하나손해보험은 6월 '해외여행 중 여권 도난 분실 추가 · 체류비용' 담보에 대해 3개월, 현대해상은 급여항혈전치료(항응고제,항혈소판제) 보장 담보 3개월, 메리츠화재는 '메리츠 The건강한 내Mom대로 5.10.5 보장보험2407'의 통합포인트형 보험료 납입면제에 대해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온라인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캐롯손해보험이 배타적 사용권을 얻었다. 캐롯손보는 '할인이 쌓이는 굿드라이브' 특약으로 6개월 독점권을 부여받았다. 신한EZ손해보험은 '착오송금회수비용보장보험'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으나 부여받지 못했다.
생‧손보업계의 올해 배타적 사용권 획득 사례 16건 가운데 자동차보험 1건, 일반보험 2건을 제외한 나머지 13건은 모두 '제3보험' 영역이다.
제3보험이란 질병 또는 상해로 인한 입원비, 통원비, 수술비 등의 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을 말한다. 질병, 상해, 건강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제3보험은 생명보험의 정액보상적 특성과 손해보험의 실손보상적 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어 생‧손보 중 어느 한 보험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때문에 생‧손보사 모두가 다룰 수 있는 영역이다.
생보업계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라 기존에 주력해 온 종신‧저축보험 비중을 줄이고 제3보험 비중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로 종신
IFRS17에서 중요한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확보하기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은 올해 제3보험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으나 아직 손보사의 점유율을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질병보험 시장 점유율은 손보사 69.6%, 생보사 30.4%로 손보사가 두 배 이상 앞섰다. 상해보험 역시 손보사 67%, 생보사 33%로 유사한 차이를 보였다.
생보업계는 이에 상품 차별화를 위한 특약 개발에 나섰고, 올해 7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며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기존에 없던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을 필두로 생보업계가 제3보험 영역을 꾸준히 공략하면서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이목이 집중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보사의 주력 상품인 종신‧저축보험 수요가 감소한데다 회계제도 변경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3보험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면서 "손보사는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제3보험에 힘을 쏟은 만큼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생보사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상품 경쟁력 제고에 나선 만큼 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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