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MG손보 인수 나서나…'국감 의제' 가능성에 부담 커져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9.10 08:13 ㅣ 수정 : 2024.09.10 08:13

부실금융기관 취소 소송 항소심 금융위 승소…매각 사법리스크 덜어
메리츠화재, 인수 시 CSM‧자산 확대 효과…건전성 개선 비용은 부담
MG손보 노조, 메리츠 인수 강력 반발…"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
국회서도 MG손보 인수 주목…국감 앞둔 시점에 노조 갈등 격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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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리츠금융지주]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MG손해보험의 대주주 JC파트너스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MG손보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메리츠금융지주가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국정감사를 앞두고 인수 과정을 두고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어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8-1 행정부는 이달 6일 JC파트너스가 금융위를 상대로 제기한 부심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금융위의 손을 들어줬다.

 

금융위는 2022년 4월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RBC)이 보험업법상 규제 비율인 100%를 밑돌고 있다는 이유로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JC파트너스가 자본확충을 요구하는 경영개선명령을 이를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JC파트너스가 상고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항소심 판결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예보는 MG손보 3차 공개매각이 무산된 이후 매각 방식을 공개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3차 매각 재공고에서 '깜짝 등장'한 메리츠화재가 수의계약을 통해 MG손보를 인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977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한 규모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하에서 중요한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CSM 규모는 지난해 말 10조468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0조6649억원으로 1962억원 증가했다.

 

상반기 말 CSM 규모 면에서 업계 2위사인 DB손해보험과 2조2000억원 가량 차이가 나는데, MG손보를 인수한다면 이 격차를 줄일 수 있다. MG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CSM은 6774억원이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메리츠화재의 CSM 규모는 11조원을 넘어 DB손보를 빠르게 추격할 수 있다.

 

자산규모 면에서도 상위사를 따라잡을 수 있다.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말 자산규모는 40조5798억원으로 업계 4위 수준이다. MG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는 3조9784억원으로 이를 단순 합산하면 44조5582억원이다. 업계 3위사인 현대해상(45조3772억원)과의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비용 투입은 부담요소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7월 발표한 3월말 기준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 현황에 따르면 MG손보의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52.1%로 금융당국권고기준인 150%는 물론 보험업법상 규제비율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마저도 K-ICS 도입에 따른 경과조치를 적용한 비율로, 경과조치 전 비율은 42.7%다.

 

업계에서는 MG손보의 건전성 개선을 위한 비용이 최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예보의 지원을 받아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한다고 해도 수천억원의 비용을 들여야 한다.

 

MG손보 노조의 반발도 부담 요소다. MG손보 노조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MG손해보험 밀실 수의계약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수의계약 방식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면밀하고 세심하며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한 심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면서 "예보가 유찰 발표와 동시에 수의계약 전환을 신속하게 발표한 것은 메리츠화재와 수의계약을 하기 위해 잘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메리츠금융이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 P&A 방식으로 MG손보를 인수해 MG손보의 보험계약과 우량자산 인수, 예보의 공적자금 지원을 받고 임직원의 고용안정은 외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MG손보 인수는 국회에서도 큰 관심을 둔 사안이다. MG손보 노조는 지난달 말 국회 정무위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정무위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 밖에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박홍배‧민병덕 민주당 의원 등도 메리츠화재의 MG손보 인수를 문제삼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MG손보 인수는 국정감사를 앞둔 상황에서 국회의 이목을 끌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부터 메리츠증권 불법대출 의혹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특별감사를 받았다. 또 올해 7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및 사업성 평가 관련 현장검사도 진행 중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메리츠화재가 MG손보를 인수한다면 자산과 CSM 등 규모에서 상위사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인수 효과가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노조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국회의 주목을 받아 국정감사에서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재무건전성 정상화를 위한 비용이 크고 정치권의 압박이 있어 인수를 결정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예보의 매각 완수 의지가 커서 메리츠가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된다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금융당국의 검사 외에 국회 정무위, 환노위 등에서 국정감사 주요 현안으로 관심을 두는 것으로 알려져 메리츠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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