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10일 TV토론, 지는 쪽은 치명타
미국 대선이 6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간의 지지율 격차는 여전히 1%포인트 안쪽의 박빙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은 기간 두 후보는 경합주로 꼽히는 선벨트와 러스트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선거운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대선향방을 가를 수 있는 3대 변수로 TV토론과 사전투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금리인하 등이 떠오르고 있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첫 TV토론에서 참패하면서 후보사퇴론에 시달린 끝에 결국 후보직을 내려놨다.
바이든의 후보사퇴이후 민주당 대선후보 바통을 이어받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제 처음으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TV토론에서 맞붙게 됐다.
어느 후보가 치고 나가지 못하는 박빙승부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10일 ABC뉴스 주최로 열리는 두 후보간 TV토론은 향후 대선의 승패를 가를 중대변수로 꼽히고 있다.
바이든의 경우처럼 어느 후보든 TV토론에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인식 속에 해리스와 트럼프는 TV토론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한 차례 대통령을 역임하며 이미 대중에게 익숙한 트럼프와 달리, 해리스는 그동안 부통령으로 존재감이 적었던 만큼 이번 TV토론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다.
더욱이 지난 6월 CNN 주최 TV토론에서 바이든이 트럼프와의 승부에서 치명상을 입고 후보직에서 물러난 상황이어서 해리스 입장에서는 더 압박감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TV토론외에 11월 대선까지 한 차례 더 TV토론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주관방송사의 정치성향과 TV토론 방식 등을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한치 양보 없는 대립각을 세웠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번 TV토론이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세간의 관심은 토론의 달인 트럼프가 예의 달변을 동원해 해리스를 압도할지, 아니면 검사 출신의 해리스가 고령의 트럼프를 몰아세울지에 쏠리고 있다.
해리스는 이번 TV토론에서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한 이미지를 앞세워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민주당 내 경선 없이 대선 후보로 지명된 만큼 대통령 후보로서 능력과 자질, 정치적 역량을 증명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트럼프는 대통령을 한 차례 역임했다는 경험론과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경제분야에서 강점이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특유의 좌충우돌식의 네거티브 토론방식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트럼프는 지난 6월 바이든과의 첫 TV토론에서는 네거티브 행보를 멈추고, 차분하게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는 태도를 보여 바이든을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번 TV토론이 상대방이 발언할 때는 마이크를 음소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해리스 발언 중간에 끼어들어 토론분위기를 해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트럼프는 대신 경제분야에서 해리스의 공약이 바이든 행정부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내세워 선거 주도권을 확실히 되찾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인 프랭크 런츠는 “트럼프는 해리스를 무례하고 불쾌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해리스는 대통령이 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