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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대출시장...하반기 ‘리딩뱅크’ 경쟁 변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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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9.10 08:16 ㅣ 수정 : 2024.09.10 08:16

4대 시중은행 ‘당기순이익 1등 은행’ 경쟁 치열
대출 확대로 이익 늘려야 하는데 가계부채 변수
올해도 기업대출서 결정 가능성...건전성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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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사]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은행권이 한 해 경영 실적을 두고 벌이는 ‘리딩뱅크(순이익 1등 은행)’ 경쟁에 가계부채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계대출 중심의 대출 자산 확대에 제동이 걸리면서 영업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기업대출 공략과 건전성 관리 등이 하반기 경영 성과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 중 올 상반기 경영 실적을 기준으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건 2조535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신한은행이다. 이어 △하나은행(1조7509억원) △우리은행(1조6790억원) △국민은행(1조5059억원) 순으로 올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많았다. 

 

이들 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에 오는 10월, 내년 1월 각각 발표될 3분기·4분기 실적을 더하면 올해 리딩뱅크가 결정된다. 최근 4년 간 연간 당기순이익 기준 리딩뱅크는 △2020년 신한은행 △2021년 국민은행 △2022년 하나은행 △2023년 하나은행이다. 

 

올 하반기 실적에 따라 현재의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 일례로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순위에서 국민은행(2조8554억원)이 하나은행(2조7664억원)을 앞서며 1위를 차지했는데, 4분기를 포함한 연간 당기순이익은 하나은행이 3조4766억원을 기록하며 국민은행(3조2615억원)을 밀어내고 리딩뱅크에 올랐다. 

 

올 하반기 은행권 실적의 가장 큰 변수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가계부채가 꼽힌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규제 기조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 등에 대한 대출 자산 확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로 차주 대출 한도가 축소된 점도 부담이다. 

 

은행들이 가계부채 초기대응으로 대출금리 인상을 단행한 만큼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성 제고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은행권에선 올 연말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 잔액 축소가 맞물리면 이익 증가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많이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 금리도 올리면 이자가 늘어나는 게 맞지만, 최근에는 신규 (대출) 실행을 최소화하려고 한 조치이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며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수 있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이익 증가는 나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리딩뱅크 경쟁도 지난해처럼 기업대출 실적에서 갈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꽉 막힌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에서 활로를 열 수 있다는 의미다. 올 6월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원화대출금 1292조3865조원 중 기업대출 잔액은 714조486억원으로 과반을 차지한다. 

 

하나은행이 지난 2022~2023년 리딩뱅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기업대출 중심의 대출 자산 확대 전략이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많다. 우리은행은 기업대출 강화를 통해 올해 당기순이익 1등 은행이 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기업 영업 강화를 통한 기업대출 증대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4분기 이후에도 순이자마진(NIM·은행의 수익성 지표) 하락 추세는 지속되겠지만 하락 은 시장의 우려보다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며 “기업대출 성장만으로도 연간 4~5%의 총대출 성장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는 지나쳤던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대출 성장을 통한 영업이익 제고와 함께 자산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가 불가피한데, 회계상 비용으로 반영돼 당기순이익 감소 요인이 된다. 리딩뱅크는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영업이익을 늘려놔도 충당금 적립액이 커지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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