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LCC의 장거리 비행 도전 '양날의 칼'

최현제 기자 입력 : 2024.09.09 17:10 ㅣ 수정 : 2024.09.10 08:35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유럽과 미주 노선 확장으로 LCC 한계 도전
LCC업계, 장거리 비행에 대한 소비자 신뢰와 서비스 품질 개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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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최현제 기자]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최근 장거리 비행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인천과 유럽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노선을 개설했고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노선을 운항하면서 LCC와 대형항공사(FSC) 중간에 있는 '하이브리드 항공사(Hybrid Service Carrier, HSC)'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CC는 'Low Cost Carrier' 약자로 기내식 등 부가 서비스를 최소화하고 항공기 운영 비용을 줄여 저렴한 항공권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LCC는 단거리 및 중거리 노선을 위주로 운영해왔으며 장거리 노선은 FSC가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이에 따라 일반 소비자가 과거에는 LCC를 타고 유럽이나 미주로 여행가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그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가고 있다.

 

하지만 LCC의 장거리 비행이 과연 지속 가능한 모델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저비용 항공사는 비용을 절감하고 저렴한 항공료로 단거리 노선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왔기 때문이다. 

 

LCC의 핵심은 짧은 노선에서 회전율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단거리 비행은 비행기 한 대를 하루에 여러 번 운항할 수 있고 탑승객 서비스 수준을 일정 부분 낮추더라도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할 수 있다. 

 

그러나 장거리 비행은 상황이 다르다. 비행 시간이 길어지고 기내식 제공, 좌석의 편리함, 승무원 인건비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추가돼 LCC 본질과 어긋나는 요소들이 많아진다.

 

또한 장거리 비행을 하려면 더 많은 연료를 사용해야 하며 이에 따른 항공기 정비와 유지 보수 필요성도 증가한다.  이러한 점은 저비용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항공업계에서 장거리 비행은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객들은  가격 못지않게 항공기의 정시성과 안전을 중시한다. LCC가 장거리 노선에서 잦은 지연이나 결항 문제를 겪는다면 이는 단순한 고객 불만을 넘어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최근 티웨이항공이 유럽 취항 첫날부터 발생한 기체 결함과 지연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LCC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서비스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굳어지면 장거리 노선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LCC의 장거리 비행 도전은 무모한 시도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장거리 비행으로 새 시장을 개척하고 기존 단거리 노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유럽, 미주 등 장거리 여행 수요가 폭증해 기존 대형 항공사가 이런 수요를 모두 소화하기 힘든 상황에서 LCC의 진출은 합리적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장거리 노선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기존 LCC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안전과 서비스 품질 확보는 물론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LCC는 정시 운항을 위한 체계적인 기재 관리와 고객 불만에 대한 신속한 대응 체계가 시급하다.

 

LCC의 장거리 비행 도전은 아직 초기 단계다. 이러한 도전이 성공하려면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한 안전한 비행과 서비스 품질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LCC 업계가 장거리 비행에서 성공하기 위해 각사만의 해법을 찾고 고객을 중심으로 한 안전과 신뢰 가치를 실현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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