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문가들, “활용중심 시장 도래로 AI 경제효과 연간 300조원…AI기본법 신속 제정해야”
AI(인공지능)과 DX(디지털 전환)은 우리 사회와 경제 모든 분야에 변혁을 가져왔다. 정치‧경제‧사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첨단 기술 발달이 가져올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와 일자리 감소‧사회 양극화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4일 국회에서 개최된 ‘AI와 DX의 미래 정책 방향’ 포럼에 참석해 정치‧경제 전문가들이 진단하는 AI 발전의 미래와 정책 방향에 대해 취재, 2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여야의원들의 공동주최로 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AI(인공지능)와 DX(디지털전환)의 미래 정책 방향‘을 주제로 한 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 등이 공동 주최하고, 메디치미디어(대표 김현중)가 주관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가 후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승래 의원, 최형두 의원 이외에도 조국혁신당 조국‧강경숙 의원을 비롯해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및 AI 관련 민간 기업 대표, 연구원들이 참석했다.
주제발표에 앞서 이날 포럼을 주최한 조승래, 최형두, 강경숙(이해민 의원 대리) 의원의 축사가 진행됐다. 조승래 의원은 “AI는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주제다. 생성형 AI 등의 파괴력과 영향력이 크다. AI를 어떻게 규정하고, 만들어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기술 발전이 너무 빨라서 제도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AI에 대한 심도 높은 법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형두 의원은 “과방위에서 3일 AI 기본법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AI 추진을 하면서도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자동차는 마차보다 빨라서는 안 된다며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미국에 빼앗겼던 유럽의 ‘레드 플래그 법(빨간 깃발법)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엔진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발전시킬 수 있는 법을 만들어서 국회가 욕먹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강경숙 의원은 “AI의 발달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존재한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AIDT의 발달을 반대한다. (이 자리에서) AI 발전을 위한 미래 정책 방향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민간 기관‧기업의 대표들도 축사에 말을 보탰다. 김병관 웹진 이사회 이사는 “많은 사람들이 AI‧인공지능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AI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AI사업에 대한 규제 중심의 정책으로 분위기가 흘러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종 메디치미디어 대표는 “최근 미국에서 무인택시를 이용했다. 인간의 판단이 필요한 능력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발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AI 분야는 급격하게 발전하는 혁신 분야다. 행정부와 입법부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고환경 변호사 “22대 국회서 자율 규제 방안 마련한 AI기본법 신속 처리해야”
고환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AI 법제화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고 변호사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전문가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으면서 AI 기술 규제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있다. 반면, 위험에 대한 과장을 경계하고, 서비스에 대한 적절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고 말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고 변호사는 규제를 강조하는 EU(유럽연합)와 자율 경쟁을 지지하는 미국의 다른 시스템을 설명했다. 그는 “EU인공지능법은 국민 보호를 목적으로 각종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EU규제로 지난 7월 애플과 메타 등이 AI 유럽 출시를 포기했다”면서 “EU규범이 다른 나라에 전파되는 ‘브뤼셀 효과’는 AI 분야에서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국가 인공지능 이니셔티브법,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 AI 행정명령 등을 개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유발해 AI 시장에서 패권을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상황에 대해서는 “22대 국회는 국가 인공지능 위원회 창설, 인공지능 안전연구소 설치, 고위험영역의 인공 지능 규제, 생성형 인공지능 규제 등과 관련해 총 7개 법안을 발의했다”면서 “과도한 사전 규제, 과장된 AI의 위험성 홍보, AI기술 개발 제재 등이 우리나라 AI 발전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입법 시 필요한 부분을 선별적으로 반영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 변호사는 “22대 국회에서 신속하게 AI기본법을 입법해 거버넌스(governance) 등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기본법상 규제는 최소화하고 자율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양질의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고, 우수한 AI를 육성해 국내 정착을 돕는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 이용진 본부장 “AI 활용중심 시장 도래…딥페이크 등 사회 부작용 줄이는 포용 중심의 AI 정책 개발 시급”
이용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본부장은 'AI 기술 확산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국내 AI 산업은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작년 AI 매출액은 5조원 규모로 연평균 42%씩 성장하고 있다. AI기업과 인력도 평균 31%대 성장을 보인다"면서 "한국의 AI경쟁력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3위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AI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AI서비스 인식과 경험은 부족한 편이고, 국내 기업의 AI 도입률은 28%로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반면, 엔비디아(nvidia), 메타(Meta), 오픈에이아이(Open AI),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 미국의 기업들은 AI시대 기술 패권 확장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발전이 국가에 미칠 사회‧경제적인 영향도 조망했다. 그는 “AI가 국내에 성공적으로 도입된다면 2026년까지 연간 총 300조원(AI 매출증가 123조원, AI 비용절감 187조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국내 GDP가 연간 1.8% 추가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AI 발전이 미칠 부정 영향에 대해서는 “소득 불평등이나 사회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고, 윤리나 법적인 문제가 증가할 것이다.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기술의존성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꼽았다.
부정 영향을 감소할 방안과 관련, “AI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AI시대 개인 정보 보호 방향을 설정하고, 저작권 보호에 앞장서며 AI 산업 진흥과 규제에 대한 균형 있는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까지 기술이 주도하는 시장이었다면 앞으로는 활용 중심의 시장이 도래할 것이다. AI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을 해소하고,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가짜 뉴스의 부작용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사회와 기술, 경제 분야를 연관해 AI 이슈를 개선하고, 모든 국민이 AI 혜택을 누릴 수 있는 AI 포용성 강화에 앞장서야 한다”며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