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핫이슈] 간호법 ‘국회 통과’ 의료계 갈등 심화 가능성 대두
최정호 기자
입력 : 2024.08.29 11:00
ㅣ 수정 : 2024.08.29 11:00
PA간호사 ‘합법화’ 간호 단체는 환영…의사단체 “국민 생명 위협”
대한응급구조사협회 “탈간 현상 심화될 것, 의료계 근본적 해결책 필요”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간호법 국회 통과로 의료계 갈등 심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간호법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 법제화를 노렸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위로 끝났다. 당시 윤 대통령과 여당은 “더불어민주당이 간호 단독 법안을 만들어 의료 직군 간 형평성을 깨고 있다”는 이유로 법제화를 저지했다.
28일 통과된 간호법은 다양한 의료 직군 간 협의를 거쳐 대폭 수정됐다. 하지만 일부 의료 단체들 사이에서 부정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간호사의 진료 지원 업무를 합법화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29일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간호법의 통과로 그동안 암암리에 운영되는 PA간호사(진료 지원)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게 돼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타 의료 직군과의 갈등이 있을 법한 부분들은 여야가 법안 검토 과정에서 조율했으며 부족한 부분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완성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회 통과된 간호법의 핵심은 간호사의 진료 지원 업무 법제화다. 보건의료노조가 추산한 국내 PA간호사는 2만여 명이다. 전공의들이 피부과와 성형외과 같은 인기 과로 몰리면서 외과‧흉부외과처럼 필수 의료 분야는 의사 부족 사태가 심각했다. 이에 의료기관들은 PA간호사를 암암리에 운영해 진료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해왔다.
간호법이 통과되자 의협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간호법 국회 통과 후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의료 현안 일일 브리핑’을 통해 “간호법은 간호사가 진단하고 투약 지시를 내리고 수술하게 만들어 주는 법”이라면서 “의료 직역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전공의 수련 생태계를 피괴하는 의료악법인 동시에 간호사들조차 위협에 빠뜨리는 자충수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의협 외에도 대한응급구조사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간호법 제정에 대해 강하게 반대해 왔다. 대한응급구조사협회는 간호사의 탈간(의료기관 간호사를 그만두고 간호 관련 업무를 보는 것)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간호법 국회 통과는 이를 더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을 해왔다.
강용수 대한응급구조사협회 회장은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간호대 정원이 늘어나면서 많은 간호사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의료기관에서 인력이 없다고 호소하는 것은 탈간 현상 때문”이라면서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사태 장기화로 정치권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간호법을 법제화시킨 것이며 현 의료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법안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3개 의료계 직군 단체들 모여 보건복지의료연대를 결성해 간호법 국회 통과를 강하게 반대했었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2‧3차 의료기관들이 재기능을 다하지 못하자 보건복지의료연대도 와해 됐다는 시각도 있다. 의료기관들이 축소 영업을 하면서 다양한 의료 직군 종사자들이 설자리를 잃게 되자 나타난 현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간호법 국회 통과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대한응급구조사협회가 움직이고 있기는 하나 보건복지의료연대 규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