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알렛츠, 돌연 영업 종료…‘제2의 티메프’ 불안 확산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가구와 가전제품 등을 판매해온 온라인 플랫폼 알렛츠(ALLETS)가 돌연 영업 종료를 알리면서 ‘제2의 티몬·위메프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알렛츠는 이달 31일 영업 종료를 알렸으며, 현재 전 직원이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알렛츠는 지난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그동안 알렛츠를 이용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며 “당사는 부득이한 경영상의 사정으로 8월 31일 자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음을 안내 드린다”고 긴급 공지문을 게시했다.
특히 공지가 올라온 16일은 입점업체의 중간 정산일이었다. 이에 정산을 받지 못한 다수 판매업채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피해를 호소 중이다. 같은 날 알렛츠는 직원 45명 전원을 퇴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입점 업체와 소비자들은 현재 알렛츠 측이 연락 두절 상태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모임 오픈채팅방에는 400여 명이 가입돼 있다.
알렛츠는 경영상 어려움으로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알렛츠를 운영하는 인터스텔라의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인터스텔라의 지난해 매출은 150억 원을 넘겼으나, 10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미지급금 역시 2022년 126억 원에서 지난해 266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박성혜 인터스텔라 대표는 내부 임직원에 메일을 통해 서비스 중단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메일에 “불과 2∼3일 전만 해도 어떻게든 잘 버티면서 티메프로 시작된 여러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최근 논의됐던 마지막 투자 유치가 8월 15일 최종 불발되면서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적었다.
알렛츠의 정산 주기는 최대 60일로 알려졌다. 알렛츠 입점 판매자들은 6월과 7월 정산금을 받지 못하면서 미정산대금이 수백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 특성상 한 판매업체가 여러 플랫폼에 입점해있는 만큼, 티몬·위메프와 알렛츠에 동시에 입점해 있던 판매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렛츠 외에도 다른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도 티몬·위메프 사태와 유사한 사례가 번지고 있다.
쇼핑몰 통합 판매관리 플랫폼 ‘셀러허브’는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 회사 측은 티몬·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 등 큐텐 계열 이커머스로부터 대금을 받기 전까지 정산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배달대행 플랫폼 ‘만나플러스’도 배달기사들에게 정산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만나플러스는 배달 대행 시장의 2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현재 미지급 수수료는 85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NHN의 커머스 계열사 NHN위투가 운영하던 디자인 전문 쇼핑몰 ‘1300k’를 비롯해 가구·생활 쇼핑몰 ‘1200m’, 편집숍 ‘SoKooB’ 등도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한 이커머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티메프 사태가 촉발제가 돼 미정산 케이스가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며 “한 판매자가 복수의 플랫폼에 납품하는 만큼 정산금액을 받지 못할 경우 다른 플랫폼에서의 판매 활동에도 지장이 가기에 피해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티몬과 위메프 사태 규모 만큼의 큰 사태가 일어나기는 힘들다고 보지만, 판매자들이 여러 곳에 입점해 있는 만큼 작은 규모의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제2의 티메프 사건’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티몬·위메프에 이어 인터파크커머스도 지난 16일 서울회생법원에 자율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 형태의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인터파크커머스의 미정산 금액은 55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