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업계 2분기 수익성 ‘주춤’...‘점포 확장’에 따른 ‘명과 암’ 드러나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편의점 업계의 2분기 수익성이 일제히 둔화된 가운데 ‘점포 수 확대’에 따른 명과 암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편의점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점포 확장이 외형 성장에 기여하더라도 임차료·감가상각비 등 출점 비용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수익성은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CU·GS25·이마트24 3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올해 2분기 편의점 사업 영업이익은 694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2.8% 줄었다.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부 GS25의 영업이익은 0.3% 감소한 649억 원에 그쳤다. 또 이마트의 편의점 사업부 이마트24 역시 같은 기간 영업손실 27억 원을 기록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업계 ‘투톱’ CU와 GS25의 매출 자체는 전년 대비 늘어났다는 점이다. CU의 매출액은 2조17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상승했다. GS25의 2분기 매출액도 2조19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우량 신규점 출점을 토대로 매출 성장을 이뤘으나, 동시에 운영점 증가에 따라 임차료와 감가상각비 등 ‘판매관리비’도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게 두 회사의 입장이다.
CU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점포가 늘어난 만큼 임대료와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가 늘어나며 영업이익이 다소 줄어들었다”면서 “지난해 2분기에 영업익이 크게 오른 만큼 올해 기저효과를 누리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 개선엔 실패한 셈이다. 업계는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배경으로 ‘점포 수 확대’의 양면성을 지목하고 있다.
편의점은 사업 특성상 점포 수가 매출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점포 수가 많을수록 납품업체와의 협상력이 커져 납품가를 줄일 수 있으며, 물류비용도 아낄 수 있다.
이에 편의점업계는 점포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BGF리테일의 2024년 지속가능 경영보고서에 따르면 CU의 점포 수는 △2021년 1만5855개 △2022년 1만6787개 △2023년 1만7762개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GS25 편의점 점포수 역시 2020년 1만4688개에서 지난해 1만7390개로 증가했으며, 이마트24 편의점 점포수도 2020년 5169개에서 지난해 6598개로 늘어났다.
문제는 현재 국내 편의점이 현재 약 5만 개 이상으로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점포수가 늘어나면, 판매관리비도 늘어나기에 수익성은 도리어 뒷걸음칠 수 있다. 단순히 점포 수만 늘려선 경쟁력과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편의점 업계는 매출 향상을 위해 점포수 확장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CU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매출을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매장 수 확장과 우량 점포 유치 둘 다 양립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우량 점포를 육성할 경우 영업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업계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우량 점포 유치 및 차별화 전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우량 점포를 육성하는 차원에서 지난 2021년부터 본부임차형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본부가 직접 임차권을 소유하기에 경쟁사 이탈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게 이점으로 꼽힌다. 또 본사가 가져가는 이익 배분율이 높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임차료를 본사가 부담하는 만큼 판매관리비가 늘어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마트 24는 기존 점포를 정리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전년 동기 대비 241개점을 폐점하고 109개점은 새로 열었다.
또 이마트24는 올 초부터 편의점 사업의 구원투수로 자체 브랜드(PB) 노브랜드를 투입했다. 현재 노브랜드를 도입한 이마트24 점포는 100호점을 돌파했다. 기존 가맹점은 노브랜드 상품 도입 전보다 평균 일매출이 8% 높았으며, 신규점의 경우 기존점의 평균 일매출 보다 20% 이상 성장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경기 불황에 운영을 지속하기 어려운 점포는 폐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노브랜드 도입 매장을 확대하는 등 점포 효율화로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 3월 미니스톱 인수 작업을 완료했다. 다만 수익성 낮은 점포 정리에 나서면서 점포 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기존 세븐일레븐 점포 수 1만2000여개에 미니스톱 점포 수 2600여개가 합쳐졌으나, 현재 세븐일레븐 점포는 1만3000여개로 집계됐다.
코리아세븐은 간판 교체비용 등 미니스톱 통합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으로 적자도 늘어나고 있다. 미니스톱 인수 첫 해인 2022년 영업손실 48억 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으며, 지난해 551억 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회사 측은 올해 초 미니스톱 합병이 완료된 만큼, 하반기부터 수익성을 본격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