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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K-방산③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호(號), K9· 천무·레드백으로 58조 시장 공략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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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완 기자
입력 : 2024.08.12 05:00 ㅣ 수정 : 2024.08.14 06:53

K9, 17조원 대 세계 자주포 시장 '절대강자'...기업가치 극대화에도 한몫
천무 기술력 세계 방산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어
고성능 레드백 장갑차, 수출 이어 추가 수주도 기대돼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업 등이 지난 수십 년 간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방위산업이 새로운 '효자'로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K-방산'으로 불리는 이들 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 수주 성과가 두드러져 이제 한국경제 성장을 지탱하는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정세도 방위산업 성장에 호재로 작용한다.   3년째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규모 방산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탁월한 방산제품 양산 능력을 갖춘 한국 기업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 기업은 재래식 무기부터 첨단무기까지 우수한 무기체계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현대로템의 'K2 전차'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LIG넥스원 미사일체계 기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전투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뉴스투데이>는 'K-방산' 대표기업의 제품 수출 성과를 비롯해 기업 가치 상승, 첨단 기술력 등을 집중 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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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트리오(자주포·다연장로켓·장갑차)'로 58조원 시장 거머쥔다'

 

국내 대표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대표 손재일·사진)가 자주포 'K9'을 비롯해 다연장로켓 '천무' , 장갑차 '레드백'까지 수출에 나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방산메이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성능이 세계 1위라는 평가를 받는 K9 자주포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1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글로벌 자주포 시장 규모는 2022년 81억7000만달러(약 11조1300억원)에서 해마다 4.33% 성장해 2032년 125억달러(약 17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다연장로켓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는 전세계 다연장 로켓 시장이 2023년 8억9593만달러(약 1조2200억원)에 그쳤지만 연평균 10.41%  커져 2030년 18억3783만달러(약 2조51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본다.

 

장갑차 시장 역시 놓칠 수 없는 사업 무대다. 

 

국제 시장조사 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세계 장갑차 시장 규모는 2023년 222억8000만달러(약 30조4200억원)이며 해마다 6.0% 성장해 2032년 278억5000만달러(약 38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집중하고 있는 자주포, 다연장로켓, 장갑차 등의 세계 시장 규모만도 58조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7조원 대 자주포 시장에서 절대 강자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글로벌 자주포시장 점유율은 2022년말 기준으로 69%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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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8월 폴란드로부터 3조원대 K9 자주포 수주를 성사시키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더해 천무, 레드백으로 전세계 재래식 무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으로도 K-방산 신화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는 올해 1월 3일 현충원 참배로 새해를 시작하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뜻을 기려 더욱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데 헌신하겠다"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이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 방위 능력을 더욱 키우고 대규모 수출을 통한 수익성 확대에도 본격 나서고 있는 셈이다. 

 

이를 보여주듯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1년 매출 5조5414억원, 영업이익 2771억원 △2022년 매출 7조604억원, 영업이익 4003억원 △2023년 매출 9조3590억원, 영업이익 6911억원을 기록하며 해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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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021~2023년 매출 및 영업이익 [사진=뉴스투데이]

 

■ K9이 '효자'... 폴란드에서 이뤄진 대규모 수주·인도로 실적 상승· 기업가치 드높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8월 폴란드 정부와 K9 자주포 212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규모는 총 24억달러(약 3조2000억원)에 이른다.

 

폴란드와의 계약을 체결한 후 발빠르게 K9 양산 착수에 돌입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같은 해 12월 K9 초도 물량(첫 생산량)을 폴란드 측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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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왼쪽)이 2022년 12월 폴란드 그드니아 해군기지에서 열린 K9 자주포 초도물량 ‘입하 환영식’에서 축하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폴란드정부]

 

당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폴란드 그드니아(Poland Gdynia) 해군기지에서 열린 K9 자주포 초도물량 ‘입하 환영식’에 참가해 K9 자주포를 열렬히 반겼다.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 전쟁이 발발하자 인접국가 폴란드는 방위능력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설상가상으로 서유럽, 북미 등 여러 선진국은 장기간에 걸친 세계 평화 분위기에 휩싸여 자주포 등 재래식 무기 양산을 빠르게 진행할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K9 자주포가 폴란드에 도착하자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감사를 표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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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방산부문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총 매출 역시 크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일반적으로 방산제품이 기업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은 인도가 마무리 됐을때이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 부문 매출은 2023년부터 크게 늘어 회사 전체 매출도 빠르게 증가해왔다.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 부문은 △2021년 매출 1조4684억원 △2022년 매출 2조481억원이다.

 

이후 K9 인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3년에는 매출 4조1338억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향후 전망도 밝다.

 

하이투자증권은 현재 상승세가 이어지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 부문이 △올해 매출 5조6030억원 △2025년 매출 6조367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매출에서 지상방산 부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가파른 상승세다. 

 

2021년 지상방산 부문 비중이 26.4%에 그쳤지만 △2022년 29.0% △2023년 45.6%를 기록한 데 이어 △2024년 48.9% △2025년 49.2%로 예상된다.

 

지상방산 부문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폴란드 수출 물량이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일반적으로 방산업체가 방산제품을 수출하면 한국 군(軍)에 공급할 때보다 마진(이익)이 더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에 따라 수출 물량이 늘어날수록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영업이익률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영업이익률은 △2021년 5.0% △2022년 5.7% △2023년 7.4%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하이투자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영업이익률이 △2024년 9.5% △2025년 10.6%를 기록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연이은 실적 호조와 밝은 미래 전망까지 나오면서 기업가치를 보여주는 시가총액도 급상승하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시가총액은 올해 초 6조5667억원을 기록했으며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인 6월 28일 기준 12조6321억원을 넘었다.  시가총액이 상반기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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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 자주포 이어 천무-레드백 등 'K-방산 신화' 이어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일궈내고 있는 K-방산 신화는 멈출 줄을 모른다. K9 자주포 외에 천무, 레드백 등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와 2022년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을 때 K9 자주포 212문, 천무 218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그리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4월 K9 자주포 152문, 천무 72대를 공급하는 2차 계약을 체결했다.

 

천무 72대 공급 계약은 16억4000만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로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K9 자주포 명성은 오랫 동안 전 세계에 퍼졌기 때문에 폴란드가 K9 자주포 추가 공급 요청을 진행한 것은 어찌 보면 특별한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천무도 이번에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해 폴란드 정부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제품 역량을 높이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K9 자주포와 천무 2차 물량도 1차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이라며 "폴란드 안보에 기여하고 방산이 양국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천무 개발은 2009년 시작됐으며 2013년 개발을 완료한 후 2015년 한국 육군에 실전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무는 2017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했으며 2021년에도 추가 물량이 판매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고 천무는 2022년 폴란드,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수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K9 자주포가 9개 국가에 수출된 것과 비교했을 때 아직까지 천무의 해외 진출은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천무는 세계 정세 불안 속에서 확실하게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이 이를 보여주는 증거인 셈이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무를 활용해 말레이시아, 불가리아, 노르웨이, 스웨덴 등 아시아와 유럽 국가를 공략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중장기적인 수주잔고 증가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부문의 수주잔고는 △2022년 19조9000억원 △2023년 27조8570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해 28조6780억원 △2025년 30조5730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먹거리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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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드백이 2025년부터 호주에 수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장갑차 레드백의 호주 및 유럽 수출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3년 말 호주 정부와 레드백 129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24억달러(3조1500억원)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 레드백 수주에 따른 매출 반영은 진행되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레드백 수출은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매출 반영도 2025년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레드백을 활용해 폴란드, 루마니아 등 동유럽 시장도 공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K9에 이어 천무, 레드백으로 이어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신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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