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LG생건, 해외시장 다변화로 2분기 방어 성공...글로벌 사업 '청신호' 켜졌다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국내 화장품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해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국내 시장에서 면세점·방문판매 등 부진했으나 각각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실적 방어에 집중했다.
양사는 올해 3분기에도 해외 시장 다변화를 꾀하며 외형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사다.
9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40억 6315만 달러(약 6조 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수출액인 34억 9180만 달러(약 5조 원)에 비해 16%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는 중국 수출 규모가 10억 5067만 달러로 가장 컸다. 미국(7만 1830만 달러)과 일본(3만 9060만 달러)가 뒤를 이었다. 미국의 경우 수출 증가율이 60%에 달해 이목을 끌었으나, 중국은 내수 소비가 부진하며 수출 규모가 22% 줄었다.
양사의 '큰 손' 고객이던 중국이 자체 브랜드를 키워가면서 화장품 업계에도 위기감이 돌았다. 여기에 국내 실적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화장품 업계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또 다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먼저 아모레는 지난 1분기 중국 내 영업 적자를 줄이기 위해 사업 비용을 축소하며 시장 다변화에 집중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매출액은 3815억 원으로 전년비 2.5% 신장했다. 중화권 매출액이 44% 하락했으나 미주와 EMEA(유럽, 중동 등) 매출이 25%, 83% 급증했다. 특히 미주의 경우 코스알엑스 실적 편입과 라네즈·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아마존' 채널에서 판매 호조를 그리며, 국내 실적 부진을 덮었다.
이를 통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 하락한 1조 57억 원을 기록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4.2% 올라 122억 원으로 마감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 매출은 전년비 7.8% 하락한 5119억 원을, 영업이익 역시 59% 하락했다. 라네즈와 에스트라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매출이 올랐으나, 설화수와 헤라 등 럭셔리 브랜드 매출은 감소했다. 마케팅 투자를 늘리고 데일리뷰티 부문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수익성도 악화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주력 브랜드 육성에 집중하면서 아모레퍼시픽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LG생활건강의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중국과 기타 지역에선 각각 5.5%, 14.1% 증가했지만, 북미와 일본에선 각각 16.6%, 4.7%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이 중국 매출 상승세를 탄 것은 '더후' 브랜드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강화하고 중국 내 마케팅 활동을 효율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하락한 1조 7597억 원이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1585억 원으로 전년비 0.4% 올랐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 등 전 사업에서 매출이 감소했으나 화장품과 생활용품 사업에서 영업이익이 늘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은 매출 7596억 원으로 전년비 2.7%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728억 원으로 4.0% 증가했다. 기저효과 탓에 매출이 감소했으나 해외 구조조정으로 사업 효율화를 진행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했다.
양사는 3분기에도 글로벌 시장 다변화를 위해 집중 성장 지역을 타깃으로 유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미국과 일본 등 거점 시장을 육성하면서도 중국 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LG생활건강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시장 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면서도 북미 등에 영향력을 높여갈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글로벌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을 설정해 진출했는데 현재 미국과 일본·영국·인도 등을 글로벌 거점 시장으로 설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에서는 질적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중국 사업의 구조를 재편 중"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북미 같은 경우는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 영향으로 뷰티(화장품), HDB(생활용품) 매출이 모두 하락했고, 일본 매출 같은 경우는 현지화 기준으로는 성장했음에도 엔화 약세 영향으로 소폭 감소했다"며 "기존에 주력하던 중국 시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북미 등 새로운 곳도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 다변화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