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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안에 정기예금 선호 커지나...곳간 채운 은행은 “금리 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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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8.07 08:18 ㅣ 수정 : 2024.08.07 08:18

미국발(發) 경기침체 우려에 코스피 와르르
일부 회복에도 대선·전쟁 등 불확실성 잔존
위험회피 심리에 안전자산 선호도 커질 듯
은행 정기예금에 대규모 자금 유입 이어져
수신고 채운 은행권, 영업 대신 금리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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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중은행의 영업점 창구.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최근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증시가 크게 요동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에 몰려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미 수신고를 넉넉히 채운 은행들은 잇달아 정기예금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어 과거 대비 이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KOSPI)는 이달 1일 2,777.68에 거래를 마친 이후 종가 기준으로 2일 2,676.19로 3.65% 떨어진 뒤 5일 2,441.55로 8.77% 급락했다. 전일에는 3.30% 오른 2,522.15로 마감했지만 여전히 2500선에 머무르며 그동안의 하락분을 만회하지 못했다.

 

코스피가 얼어붙은 건 미국에서 시작된 경기 침체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은 4.3%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비(非)농업 부문 고용은 11만명대로 시장 예상치인 17만명대를 크게 하회했다. 또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7월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46.8로 시장 예상치(48.8)를 밑돌았다.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이른바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5일(현지시간) 기준 전일 대비 15.18포인트(p) 급등한 38.57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로 미국발(發) ‘R의 공포(경기 침체 우려)’가 자국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다. 

 

정부는 국내 증시의 낙폭이 과도하며 충분한 대응 능력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도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다만 미국 대선과 중동 전쟁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 요인이 잔존한 만큼, 증시가 단기간 내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당분간 투자 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에도 일단 (증시가) 급락을 했기 때문에 안정에 관한 언급이 있고 이것을 소화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경기) 침체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는 경제 지표 발표, 잭슨홀 미팅(경제 정책 심포지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모두 한 달 가량의 시간을 두고 진행된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질수록 안전자산 선호도는 높아진다. 특히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은행 정기예금에 대규모 자금이 몰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내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 ‘막차’를 탑승하려는 수요와 더해지면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09조3403억원으로 전월 말(891조1524억원) 대비 18조1879억원(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의 정기적금 잔액도 같은 기간 34조6084억원에서 35조7311억원으로 1조1277억원(3.2%) 늘어났다. 

 

다만 과거 대비 은행권 정기예금의 금리 매력도는 떨어진 상황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35~3.45%로 집계됐다. 6월(연 3.42~3.54%)과 비교해 상·하단이 모두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기준금리인 연 3.50%도 밑도는 상황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3.30%까지 주저앉았다.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 인하 움직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농협은행은 전일부터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대비 0.25%) 내린 연 3.00%로 조정했고 신한은행도 3년 이상 정기예금 금리를 연 2.95%로 낮춰 잡았다. 국민은행도 일부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15~0.20%p 하향 조정했다. 

 

은행권은 긴축 완화 기대감으로 내려간 채권금리를 반영해 정기예금 금리도 인하했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금리 조정에도 정기예금 가입 수요가 끊이질 않으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 역시 열려있는 상황이다. 은행 입장에선 적극적인 영업은 커녕 지급 이자를 줄여가며 잔고 조절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가장 가입률이 높은 정기예금 1년 금리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때까지는 현재 밴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신 상품은 신규 가입과 만기 도래가 계속 일어나보니 그때그때의 수신고 상황에 따라 금리도 유연하게 적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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