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자동차 피해 320억원 육박…보험사, 손해율 악화 울상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7.29 08:15 ㅣ 수정 : 2024.07.29 08:15

7월 6~24일 피해건수 3582건‧추정손해액 319억원
'기록적 폭우' 18일간 지난해 6~8월 손해액 넘어서
휴가철 이동량 증가, 태풍‧폭설 등 손해율 더 악화될 것
'상생금융' 보험료 인하 영향도…"추가 인하여력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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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장마철 '기록적 폭우'에 침수 피해 차량이 증가하면서 보험손해액도 300억원을 넘어섰다. 휴가철 차량 이용 증가와 추가적인 태풍 발생 등을 감안하면 올해 자동차보험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29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이달 6일부터 24일 오전 9시까지 자동차보험을 판매 중인 12개 손해보험사의 합계 차량피해 건수는 3582건으로 집계됐다. 추정 손해액은 319억4400만원이다. 지난해 6~8월 신고된 피해 건수 2395건과 피해액 175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8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손해율이 80%를 넘어서면 보험사가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기록한다는 의미다.

 

손보사들은 이미 상반기에 손해율이 80%를 넘어선 만큼 하반기에는 손해율 악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7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0.1%로 전년 같은 기간 77.7%에 비해 2.4%포인트(p)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자동차보험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상위 5개 손보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의 평균 손해율은 79.4%로 80%에 근접했다.

 

상반기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 수준을 기록한 것은 올해 초 자동자보험료를 인하한 영향이 크다.

 

손보업계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다. 올해 2월에는 평균 2.5%를 내렸다. 보험료는 인하된 반면 바량 수리비와 공임비, 신차 가격은 물가가 오르면서 상승했다. 이 때문에 손해율이 악화된 것이다.

 

지난달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 변동요인 분석'에 따르면 보험료 인하 효과에 따라 손해율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료 인하 효과 지속, 인플레이션 등에 따라 손해율은 다소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올해 보험료 인하폭이 이전보다 더 크고 대형사가 중소형사에 비해 인하폭이 다소 큰 점을 고려하면 향후 대형사의 손해율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손해율이 악화될 요인이 많이 남았다는 것이다. 휴가철과 명절 기간 이동량이 증가하면서 사고 발생률이 높아지고, 태풍과 폭설 등 계절적 요인도 있어 자동차보험의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보험사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달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는 2022년 발생했던 태풍‧폭우 피해에 비해 적다"면서도 "문제는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인하한 탓에 손해율이 더욱 악화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이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내년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상반기에 손해율이 80%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하반기에는 이동량 휴가, 명절 등 이동량 증가와 태풍과 폭설 등의 영향에 사고가 늘어나 보험금 지급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통상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하나, 올해는 보험료 인하 영향에 그 정도가 심해질 것"이라며 "올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보험료를 추가 인하할 여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오히려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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