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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빌릴 곳 없어' 끝모르고 오르는 카드론 잔액…건전성 관리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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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7.28 08:51 ㅣ 수정 : 2024.07.28 08:51

7개 전업카드사 6월 카드론 잔액 33조4363억원 '역대 최다'
저축은행 대출취급 축소 '풍선효과'…카드론으로 수요 몰려
카드사 1분기 실질연체율 1.81%…연체율 악화에 건전성 우려
"카드론, 수익 도움되나 건전성 리스크 커 대손비용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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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대표적 서민 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이 대출태도를 강화하면서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잔액이 매달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연체율이 오르며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지만 카드사들은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창구인 만큼 대출 취급을 줄이지 못하는 모양새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의 카드론 잔액은 33조5076억원으로 전월 33조4363억원에 비해 713억원 가량 증가했다. BC카드와 NH농협카드를 포함하면 40조6059억원으로 전월 40조5186억원에 비해 813억원 늘었다. 카드론 잔액은 올해 들어 매월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카드론 잔액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타 업권의 대출태도 강화를 지목하고 있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대출 취급을 축소하고 있어 카드론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거듭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도 원인으로 꼽힌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를 거듭하면서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이자수익을 벌 수 있는 대출상품 취급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론 잔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롯데카드다. 롯데카드의 지난달 말 카드론 잔액은 5조918억원으로 지난해 말 4조2953억원에 비해 7965억원(17.73%) 늘었다. 삼성카드는 2659억원(7.72%) 증가한 6조645억원, 현대카드는 5503억원(19.12%) 증가한 5조3264억원, 국민카드는 1447억원(4.83%) 늘어난 6조8060억원, 우리카드는 2022억원(22.51%) 늘어난 3조5356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는 각각 683억원 감소한 8조517억원과 1073억원 줄어든 2조7138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업계는 카드론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익에 도움이 된 면이 있지만,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무리하게 확대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저축은행이 대출을 내주지 않으면서 카드론으로 수요가 많이 몰린 영향이 있고, 카드사의 수익에도 도움이 되는 측면은 있다"면서도 "최근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무턱대고 카드론 취급을 늘리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론은 대표적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경우 찾는 '급전창구'인 것이다. 카드론은 별도의 심사 없이 36개월까지 돈을 빌릴 수 있다. 하지만 금리가 14% 수준으로 높아 상환에 부담이 된다.

 

이달 19일 기준 이들 9개사의 카드론 금리를 살펴보면 △삼성 14.74% △롯데 14.69% △하나 14.39% △신한 14.40% △KB국민 14.05% △우리 13.99% △현대 13.63% 순으로 나타났다.

 

카드사의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이다. 카드론 이용자는 대부분 다중채무자인데다 고금리, 고물가 등의 영향에 차주의 상환능력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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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카드사의 실질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 비율)은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를 제외하고 모두 악화됐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신한 1.62%→1.82% △KB국민 1.8%→2.14% △롯데 1.58%→1.94% △우리 1.83%→2.28% △하나 1.47%→2.3%로 상승했다. 삼성카드는 1.24%에서 1.16%로, 현대카드는 1.24%에서 1.04%로 낮아졌다.

 

카드업계는 카드론 잔액 증가와 함께 연체율이 오르면서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연체율이 오르면 대손비용 부담도 늘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가계대출 등 여러 사안이 있어 카드론 취급을 줄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출을 필요로 하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연체율 모니터링 등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 잔액 증가는 대출 수요가 증가한 점과 카드사가 취급을 확대한 점이 맞물려 발생한 것"이라며 "대출 수요와 건전성 등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연체율 추이 등을 모니터링해 계획을 세워 공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조달금리가 소폭 하락해 부담이 줄었으나 연체율이 상승하면 대손비용이 증가해 실적에 부정적인 만큼 건전성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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