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민주당 당무·의정갈등 해결’ 두 마리 토끼 잡을까
대부분의 정치인은 정당의 공천 과정을 거친 뒤 국회의원 후보가 돼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된다. 문제는 정당의 공천이 항상 선(善)이 아니라는 점이다. 도덕성 검증과 공천 과정을 거쳐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불법적 금융투자나 부동산 투기, 직권 남용 등의 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직업인으로서 직업 윤리가 정치인이라고 다를 순 없다. 또 국민의 선택을 받지 않은 비례대표의 경우 상식 밖의 행동이나 과거 전력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한다. 또 정치판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존재감이 미미한 국회의원들도 있다. 정치판은 늘 사분오열(四分五裂) 상태다. 그 속에서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는 국회의원의 출현을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국민이 아는 만큼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참정권을 갖는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데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치인 분석 기사를 연재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서울 은평구갑) 의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다양한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했으나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요구되는 보건복지위 경력은 처음이다. 특히 의대 정원 증원을 놓고 정부와 의사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라 박 위원장에게 몰린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건복지위는 민주당 의원 14명과 국민의힘 8명, 비교섭단체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주당은 안건을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과반수(12명)를 확보하고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 의대 정원 증원을 밀어붙일 지 의사단체와 타협할 지는 박 의원에게 맡겨진 셈이다.
■ 의정갈등 관망하는 민주당, 조율해야 하는 보건복지위…박주민 역할론 대두
현재 민주당은 의정(의사단체·정부) 갈등에 있어 관망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의대 증원 2000명 이슈는 현재 극심한 사회 갈등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를 통해 조율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당론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 때 의대 정원 증원 400명을 진행하려다 의사단체들의 집단행동으로 무위에 그친 바 있다. 만일 윤석열 정부에서 의대 정원 증원 2000명을 성공시킬 경우 민주당은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박 의원은 문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치권에 입문한 까닭에 그의 정치적 입지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민주당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의정갈등 해결을 주장하고 있어 박 의원의 역할론은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의정갈등을 해결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라는 결과를 도출하는데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의사단체와 시민단체, 보건복지부를 조율하는 역할이 현재로선 최선이다. 보건복지부를 피감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 방향도 조율할 수 있다. 가장 강력한 것은 특별법을 발의해 밀어붙이는 것인데 여당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의정갈등에 있어 민주당의 당론을 진행하는데 첨병 역할은 야당 간사인 강선우 의원이 담당하게 된다. 여기에 의대 증원 관련 최고 전문가인 김윤(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출신) 의원도 포진해 있다. 총괄 지휘자 입장에서 박 의원은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부분은 보건복지위 내 민주당 의원들 중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다. 박 의원과 김남희 의원, 백혜련 의원은 변호사 출신이며 박희승 의원은 전직이 판사다. 이개호(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의원을 비롯해 장종태(전 대전서구청장) 의원, 전진숙(전 광주광역시의원) 의원은 행정 분야 전문가다.
남인순 의원은 오랫동안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해 왔고 서미화 의원은 복지 분야 전문가이며 서영석 의원은 약사 출신이다. 전문가들이라면 이들 뿐이다. 민주당 독주체제인 보건복지위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전문성 확보가 절실하다. 22대 국회 상반기 보건복지위원장인 박 의원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당무’와 ‘복지위’ 두 마리 토끼 잡을까
3선의 박 위원장은 정치적 목표와 소신이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년차 초선의원이던 2018년 8월,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해 득표율 1위로 선출됐다. 재선 의원이던 2022년에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도전했다가 자진사퇴했다. 같은 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출마했으나 컷오프됐다. 현재는 ‘더불어민주당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 내 박 의원의 입지를 고려하면 당론 실행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 민주당은 각종 특검(김건희 여사, 해병대 채 상병) 통과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또 박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돼 여당의 공격도 방어해야 된다. 산적한 일들이 한두개가 아니다.
박 의원은 초선 의원 시절부터 지독한 일벌레로 알려졌다. 많은 법안을 발의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인권 변호사 시절에는 굵직한 사건들을 변호해 이름을 알렸다. '세월호피해자가족협의회' 법률대리인이었으며 밀양 송전탑 반대 법률 지원도 했다. 특히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 직원과 경찰 고발을 주도했으며, 채동욱 전 검찰총장 개인 정보 유출 사건 고발 등도 박 의원의 작품이다.
■ 박주민 의원 프로필
대원외국어고등학교 졸업 / 서울대학교 법학 학사 / 제45회 사법시험 합격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처장 / 참여여대 부집행의원 / 20대 국회의원(서울 은평갑)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 / 국회여성가족위원회 위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 국회 사법개혁 특별위원회 위원 /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열린 캠프 총괄본부장 /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 더불어민주당 원내 운영수석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