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서 본 기능인데'...'애플 AI' 초격차 기술 없어 '빈 수레' 논란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AI(인공지능) 지각생’ 애플이 최근 AI를 내놨지만 혁신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자체 AI 시스템을 공개하면서 AI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전했다.
애초 공개를 앞두고 미국 AI연구소 '오픈AI'와 협력해 애플 음성비서 '시리(Siri)'와 챗GPT 통합 등 소식이 전해지며 애플 AI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었다.
하지만 빈 수레가 요란했던 것일까. 아니면 애플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베일을 벗은 애플 AI에 전 세계적으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파크 본사에서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를 열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 운영체제(iOS) 18 등 올해 새롭게 업데이트한 소프트웨어 내용을 발표했다. 예고대로 이날 최대 관심사는 애플 iOS에 탑재한 AI 기능이다.
애플은 자체 AI 시스템을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라고 소개했다.
핵심 기능을 짚어보면 애플 인텔리전스는 사용자가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식을 지원한다.
무엇보다 그동안 국내 유저들이 가장 아쉬움을 표시했던 통화녹음 기능이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대폭 개선됐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메모 앱과 전화 앱에서 오디오를 녹음하고 이를 요약할 수 있다.
통화 중에 녹음을 시작하면 전화 수신자와 발신자 모두에게 녹음이 되고 있다는 점이 자동으로 전달된다. 또한 통화를 마치면 애플 인텔리전스가 요약본을 생성해 요점을 되짚어볼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애플 인텔리전스는 흥미로운 이미지 생성 기능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고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Image Playground)에서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스케치 등 세 가지 스타일 가운데 하나를 골라 단 몇초 만에 재미있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애플 펜슬로 계산식을 넣으면 AI가 알아서 답을 제공하고 그래프를 그려주는 기능과 이용자가 원하는 이모티콘을 생성하는 젠모지(Genmoji) 기능도 갖췄다.
이 밖에 추억 기능을 통해 사용자는 설명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보고 싶은 스토리를 생성하는 등 사진 관련 기능도 다양해졌다.
특히 기존에 탑재된 Siri가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언어 이해 역량을 더욱 강화해 사용자 말의 맥락을 잘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다.
또한 화면 내용 인지 능력을 갖춘 시리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앱에서 화면 속 정보를 이해하고 사용자 동의에 따라 필요한 동작을 수행한다.
애플은 인텔리전스의 ‘개인적 상황 및 맥락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했다.
애플 관계자는 “비공개 클라우드 컴퓨팅을 토대로 필요에 따라 컴퓨팅 성능을 조정하고 보다 큰 규모의 서버 기반 모델을 활용해 복잡한 요청도 매끄럽게 처리한다”며 “애플 실리콘(silicon)으로 구축한 서버에서 구동하기 때문에 관련 데이터가 절대 저장되거나 노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공개 클라우드 컴퓨팅 기능은 암호화 방식을 이용해 아이폰(iPhone), 아이패드(iPad), 맥(Mac)이 절대 서버와 통신하지 않도록 했다”며 고도화된 보안 기능을 강조했다.
기대를 모은 챗GPT 통합 기능은 사용자가 여러 앱을 오갈 필요 없이 챗GPT의 전문 지식과 이미지 및 문서 이해 역량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시리가 필요에 따라 챗GPT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가 어떤 주제로 글을 쓸 때 챗GPT로 내용을 구상하거나 다양한 스타일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애플 기조연설은 무려 1시간45분여에 걸쳐 진행됐다.
팀 쿡(Tim Cook)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사용자가 애플 제품으로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애플 제품이 사용자에게 선사할 수 있는 능력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며 “애플 고유의 방식으로 생성형 AI를 사용자의 개인적 상황 및 맥락과 결합해 실제로 유용한 AI 역량을 제공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여론은 싸늘한 평가를 내놨다. 애플의 AI 전략이 기존 다른 기업이 선보인 AI 기술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 메시지 요약이나 사진 편집, 음성 비서 등은 이미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MS(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에서도 선보인 기능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WWDC 기조연설에서 발표된 내용은 행사 개최 전에 알려진 점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애플의 AI 기술력이 다른 기업에 비해 뒤쳐진다기 보다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애플 명성도 있고 오랫동안 준비했는데 차별점이나 혁신이 없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AI 경쟁력은 올해 하반기에 더욱 혹독한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애플이 오는 9월 '아이폰16'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이 스마트폰이 사실상 애플의 첫 AI 스마트폰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S24 시리즈에 이은 두 번째 AI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를 통해 여섯번째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폴더블 제품에 적합한 새로운 AI 기능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회사 뉴스룸에서 “갤럭시 S24 시리즈에 도입한 갤럭시 AI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완전히 새로운 AI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곧 공개될 새로운 폴더블 제품에는 폴더블에 최적화된 갤럭시 AI를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원준 개발실장은 “우리 폴더블 형태는 삼성 갤럭시 제품 중 가장 다재다능하고 유연한 폼팩터(제품 형태)이며 갤럭시 AI와 함께 결합돼 더욱 새롭고 혁신적인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주도해왔다. 이를 보여주듯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애플 75%, 삼성전자 16%로 집계됐다.
그런데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생성형AI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70% 이상으로 집계됐다.
생성형 AI 판매 비중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11%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AI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방향에 따라 향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AI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이는 경쟁업체 애플이 그동안 AI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은 영향도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이후 아이폰16과 갤럭시 폴더블 6 시리즈가 맞붙어 이를 통해 생성형AI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이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아이폰은 고정 사용층이 두텁고 교체 수요를 고려하면 올해도 애플의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이 우세할 것”이라며 “다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수요가 커지고 있고 AI 기능 변화까지 고려하면 양사 점유율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