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두 단계 오른 종합등급 B+...함영준 회장의 친환경 경영과 사회공헌 주목받아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식품 업계 원로 기업으로 꼽히는 오뚜기는 ESG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한다는 경영이념을 추구한다.
오뚜기는 한국ESG기준원(KCGS)의 2023년 평가에서 전년(C) 대비 한 단계 성장해 통합 B+ 등급을 획득했다. 3개 부문에서 모두 등급 상승을 이뤘다. 환경과 지배구조 부문은 C에서 B+로 각각 두 단계씩 올랐고, 사회 부문은 B+에서 A로 상승했다.
함영준 대표이사 회장은 오랜 기간 ESG 조직 운영과 활동을 고도화했다. 2010년 '환경 경영'을 시작하면서 TFT팀을 운영한 이래 2017년 지속가능경영으로 확대해 추진체를 운영했다. 2022년 ESG 전담 조직인 ESG 위원회를 신설한 뒤, 3월 오뚜기는 기업 목표와 사업 경영 전략을 바탕으로 중장기 방향성을 담아 'Re-Work, 오뚜기'라는 ESG 전략을 수립했다.
오뚜기 ESG 위원회는 △친환경 포장 개선 내용 및 인증 현황 △사회 공헌 및 농가 지원 활동 내역 등 12개를 주요 안건으로 올렸다. 이를 기반으로 삼아 ESG 경영 주요 실적과 핵심 지표 이행 현황을 착실히 수행함으로써 특히 환경과 사회 부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함영준 회장은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며 지속 성장하는 기업이 되도록 미래를 설계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 환경(E) 부문= 업계 최초 '플렉소' 인쇄·바이오페트 적용... "지속가능한 포장재 실천"
특히 오뚜기는 환경(E) 부문에서 친환경 포장 기술을 적용해 업계를 선도했다.
오뚜기는 라면 업계 최초로 친환경 포장지 인쇄 방식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2022년 6월부터 '진라면'과 '케챂', '마요네스' 등 총 10개 품목의 낱개 속 포장지를 플렉소(FLEXO) 인쇄 방식을 적용했다.
플렉소는 기존 유성잉크를 사용하는 '그라비아(gravure)' 인쇄 방식과 달리, 안전성 친환경 수성잉크를 사용한다. 그라비아 인쇄 대비 잉크 사용량은 30% 이상 감소 했으며, 투명창 확대로 인쇄 면적과 잉크 사용량이 58.7% 줄었다. 연간 최대 약 1600톤(t)의 잉크를 절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 플렉소 인쇄는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기술로 인정받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녹색기술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또 식품 포장재 자회사인 풍림P&P가 SK케미칼과 협업해 소스류 최초로 육류 소스 3종에 순환형 재활용 페트(CR-PET)병을 도입했다. 물리적 재활용이 아닌 화학적 재활용 방식으로 생산돼,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16톤 감축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오뚜기의 플라스틱 포장 절감량은 2020년 207톤에서 2022년 439톤으로 증가했다.
지난 2월엔 육류 소스 등 소스류 10종과 드레싱 3종 패키지에 '바이오 페트(Bio-PET)' 재질의 용기를 적용하며 눈길을 끌었다. 바이오 페트는 사탕수수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원료를 30% 사용한 소재다. 기존 페트병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20%가량 절감할 수 있는데, 100%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 사회(S) 부문= 책임 있는 공급망 ESG 경영 강화 통한 동반성장 지향
사회(S) 부문에서는 관계사와 협력사의 ESG 역량과 활동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먼저, 협력사의 경쟁력 있는 ESG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관련 컨설팅을 시작했다. 2022년 IBK기업은행 컨설팅지원센터의 도움으로 협력사 2곳에 ESG 경영 컨설팅을 실시했다. 이어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영닥터제' 프로그램을 추가 지원받아 협력사 대상 컨설팅을 확대 운영했다.
또한 지난해 인권 경영 정책을 수립하면서 거래 관계에 있는 모든 협력사가 준수해야 할 사회 영역에 대해 준수 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하도급 거래 내부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진단과 현장 실사를 지속하며 정기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개선 과제에 대해서는 사후 조치가 이뤄졌는지까지 확인하며 협력사의 ESG 역량 강화에 앞장섰다.
오뚜기는 "제품 품질과 식품 안전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협력사의 역량이 중요하다"며 "공급망 차원의 협력사와 오뚜기가 동반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국내 농산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농가 계약 재배로 수매한 농산물을 오뚜기 제품에 사용하기도 했다. 식품 업계 최초로 전남 완도군의 다시마를 활용해 '다시마식초'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2020년 완도산 다시마를 2개 첨가로 늘린 한정판 제품 '오동통면'을 출시한 사례도 있다.
오뚜기는 올해도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ESG 가치 창출 활동에 전념해 나갈 예정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오뚜기는 지난해 플렉소 인쇄와 순환형 재활용 페트 등 친환경 패키지 기술을 개발하며 라면과 소스류 제품의 용기를 교체했다"며 "전년 대비 긍정적인 성과를 얻었는데 꾸준히 ESG 활동을 유지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