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오빠·언니에 왕좌 빼앗긴 '아워홈' 구지은 대표...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구지은 대표, 이달 4일 사내이사 임기 종료
구미현 씨, 아워홈 신임 대표 희망
방향 잃은 아워홈...신사업 경영 우려
구지은 대표, 1200억 소송 제기할 듯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구지은 아워홈 대표가 이사회에서 물러나면서 오너가(家) '남매전쟁'은 일단락됐다. 장녀 구미현 씨가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연합하며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만 성장세를 달리던 아워홈은 구심점을 잃고 혼란에 빠졌다. 회사 매각과 신규 대표이사 선임 등 아워홈에 산적한 현안에 대해 구 씨 남매는 아직 방향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구 대표가 구미현 씨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감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아워홈을 둘러싼 갈등은 아직 진행형이라는 시각도 많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의 이사회 임기는 이날까지다. 지난달 31일 아워홈 임시 주주총회에서 구 전 부회장은 장남 구재모 씨와 황광일 전 중국남경법인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의결했다.
앞선 1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녀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는데, 구재모 씨까지 추가되면서 '자본금 10억원 이상인 기업의 사내이사는 최소 3인이어야 한다'는 기준이 충족됐다. 신규 이사진으로 구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은 무산됐다.
구지은 대표와 뜻을 같이 하던 구미현 씨가 구 전 부회장으로 돌아서면서, 구 대표는 힘을 잃었다. 임시 주총 전날 구미현 씨는 "아워홈의 신임 대표가 되길 원한다"는 서한을 동생 구명진 씨와 구 대표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구미현 씨의 목적이 지분 현금화라고 생각해 임시 주총에서 자사주 매입 안건을 상정하기도 했으나 부결됐다.
업계에서는 구미현 씨가 서한 속 내용대로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다면 아워홈은 혼란에 빠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 씨가 기업 경영 경험이 전무한 가정 주부라는 점과 달리 구지은 대표는 2021년 부임 후 해외 사업에 집중하며 아워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최근까지도 구 대표는 직속 부대 '신성장테크비즈니스부문'을 만들어 푸드테크 등 신성장 동력 발굴에 앞장섰다. 지난해 아워홈은 매출액 1조9835억원과 영업이익 9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8.1%, 75.7% 증가한 수치다.
또 구미현 씨는 구 대표와의 법적 분쟁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2021년 구 씨는 구지은 대표, 구명진 씨와 함께 '세 자매 협약'을 맺었다. 당시 구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으로 소란을 피우자, 세 자매는 지분 매각을 전제로 이사 선임과 배당 제안 등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합의했다.
이 협약을 깬 당사자는 다른 두 자매에게 건당 최대 300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줘야 하는데, 올해 초 법원에서 "해당 협약서가 아직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정기주총과 이번 임시주총 2건을 합하면 구미현 씨가 내야 할 위약금은 최대 1200억원이다.
구미현 씨가 1200억원의 위약금을 낼 경우 그동안 지분 배당금으로 생활해 오던 구 씨의 지분에 가압류가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사모펀드 전문 경영인이 아워홈을 운영하길 바라는 구 전 부회장의 계획은 물거품이 된다. 사모펀드가 1200억원의 가압류 부담을 느낀다면 매수를 꺼릴 수 밖에 없다. 현재 구지은 대표에게 남아있는 '비장의 카드'인 셈이다.
업계는 아워홈이 매각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구 씨 남매는 2022년에도 아워홈 지분 매각을 추진하며 라데팡스파트너스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적 인수자 물색에 나선 바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은 <뉴스투데이>에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결정된 상황이 없다"고 말했다. 아워홈 관계자도 "이사회 일정이나 회사의 방향에 정해진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구지은 대표가 소송을 제기할 것이란 의견이 업계 내 파다한 상황에서 아워홈은 신사업에 집중하지 못하며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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