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오빠·언니에 왕좌 빼앗긴 '아워홈' 구지은 대표...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서민지 기자 입력 : 2024.06.04 17:06 ㅣ 수정 : 2024.06.04 18:46

구지은 대표, 이달 4일 사내이사 임기 종료
구미현 씨, 아워홈 신임 대표 희망
방향 잃은 아워홈...신사업 경영 우려
구지은 대표, 1200억 소송 제기할 듯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image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왼쪽)과 구지은 아워홈 대표. [사진=아워홈 /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구지은 아워홈 대표가 이사회에서 물러나면서 오너가(家) '남매전쟁'은 일단락됐다. 장녀 구미현 씨가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연합하며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만 성장세를 달리던 아워홈은 구심점을 잃고 혼란에 빠졌다. 회사 매각과 신규 대표이사 선임 등 아워홈에 산적한 현안에 대해 구 씨 남매는 아직 방향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구 대표가 구미현 씨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감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아워홈을 둘러싼 갈등은 아직 진행형이라는 시각도 많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의 이사회 임기는 이날까지다. 지난달 31일 아워홈 임시 주주총회에서 구 전 부회장은 장남 구재모 씨와 황광일 전 중국남경법인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의결했다.

 

앞선 1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녀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는데, 구재모 씨까지 추가되면서 '자본금 10억원 이상인 기업의 사내이사는 최소 3인이어야 한다'는 기준이 충족됐다. 신규 이사진으로 구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은 무산됐다.

 

구지은 대표와 뜻을 같이 하던 구미현 씨가 구 전 부회장으로 돌아서면서, 구 대표는 힘을 잃었다. 임시 주총 전날 구미현 씨는 "아워홈의 신임 대표가 되길 원한다"는 서한을 동생 구명진 씨와 구 대표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구미현 씨의 목적이 지분 현금화라고 생각해 임시 주총에서 자사주 매입 안건을 상정하기도 했으나 부결됐다. 

 

업계에서는 구미현 씨가 서한 속 내용대로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다면 아워홈은 혼란에 빠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 씨가 기업 경영 경험이 전무한 가정 주부라는 점과 달리 구지은 대표는 2021년 부임 후 해외 사업에 집중하며 아워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최근까지도 구 대표는 직속 부대 '신성장테크비즈니스부문'을 만들어 푸드테크 등 신성장 동력 발굴에 앞장섰다. 지난해 아워홈은 매출액 1조9835억원과 영업이익 9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8.1%, 75.7% 증가한 수치다. 

 

또 구미현 씨는 구 대표와의 법적 분쟁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2021년 구 씨는 구지은 대표, 구명진 씨와 함께 '세 자매 협약'을 맺었다. 당시 구 전 부회장이 보복 운전으로 소란을 피우자, 세 자매는 지분 매각을 전제로 이사 선임과 배당 제안 등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합의했다.

 

이 협약을 깬 당사자는 다른 두 자매에게 건당 최대 300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줘야 하는데, 올해 초 법원에서 "해당 협약서가 아직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정기주총과 이번 임시주총 2건을 합하면 구미현 씨가 내야 할 위약금은 최대 1200억원이다.

 

구미현 씨가 1200억원의 위약금을 낼 경우 그동안 지분 배당금으로 생활해 오던 구 씨의 지분에 가압류가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사모펀드 전문 경영인이 아워홈을 운영하길 바라는 구 전 부회장의 계획은 물거품이 된다. 사모펀드가 1200억원의 가압류 부담을 느낀다면 매수를 꺼릴 수 밖에 없다. 현재 구지은 대표에게 남아있는 '비장의 카드'인 셈이다.

 

업계는 아워홈이 매각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구 씨 남매는 2022년에도 아워홈 지분 매각을 추진하며 라데팡스파트너스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적 인수자 물색에 나선 바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은 <뉴스투데이>에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결정된 상황이 없다"고 말했다. 아워홈 관계자도 "이사회 일정이나 회사의 방향에 정해진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구지은 대표가 소송을 제기할 것이란 의견이 업계 내 파다한 상황에서 아워홈은 신사업에 집중하지 못하며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