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9월에 'AI폰' 내놓지만 '삼성전자 철옹성' 넘을 수 있을까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막을 열어 독점하고 있는 ‘생성형AI(인공지능) 스마트폰’ 시장에 애플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함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애플이 9월에 출시할 아이폰 신제품에 AI 기능을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누렸던 것처럼 생성형 생성형AI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상당 기간 시장 리더 지위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애플이 삼성전자에 비해 AI 스마트폰 시장에 늦게 합류했지만 현재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애플 위상을 감안할 때 결국 두 업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I가 지난해 산업계 화두로 등장해 글로벌 기업들이 입을 모아 AI를 외칠 때 애플은 AI를 언급하지 않았다.
애플은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쿠퍼티노 본사에서 막을 올렸던 연례 모임인 ‘WWDC(세계 개발자 회의) 2023'에서 AI를 '머신런닝'이라는 용어로 대체했다.
또한 애플은 실적발표회에서 AI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대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항간에서는 애플 사내에서 AI가 '금기어'였다는 소문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애플은 지난해 11월 열린 '스캐어리 패스트(Scary Fast)' 온라인 행사에서 최신 반도체 칩 'M3'를 공개하며 AI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당시 애플은 M3 칩을 소개하며 "M3 뉴럴(신경)엔진은 M1 칩과 비교해 최대 60% 빠르며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데이터를 장치에 유지하며 AI와 ML(머신러닝) 업무 처리를 더 신속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의 이러한 모습에 여러 해석이 나왔다.
애플이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는 AI 기능을 갖출 때까지 자중한 후 마침내 때가 왔다고 판단했거나 아니면 AI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면서 생각을 바꿨다는 의견이다.
이유가 어찌됐건 애플이 AI 선두 경쟁에 본격 참여해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점해 온 생성형AI 스마트폰 시장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애플은 오는 6월 10일 WWDC에서 키노트(신제품 발표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WWDC는 애플이 매년 개최하는 개발자 콘퍼런스다. 이 회의는 주로 애플이 개발자들을 위한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기술 등을 공개하는 자리다.
올해 WWDC는 △아이폰 운영체제(iOS) △아이패드 운영체제(iPadOS) △맥 운영체제(macOS) △TV 운영체제(tvOS) △비전 운영체제(visionOS) △워치 운영체제(watchOS)에 도입하는 최신 기술, 도구, 프레임워크에 관한 해법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제언도 나올 예정이다.
행사 전부터 시장은 애플이 이번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AI 기능에 궁금증을 쏟아내고 있다. 애플은 올해 하반기에 내놓을 아이폰16(가칭) 시리즈에 AI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없이 구동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를 토대로 외부 서버를 거치는 ‘클라우드’ 도움을 받는 방식을 더한 ‘하이브리드 AI’를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음성 메모를 텍스트로 바꾸고 사진 보정과 편집 등 비교적 단순한 기능은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하고 고도화된 연산 처리는 클라우드 기반 AI가 수행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은 기기 자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와 외부 서버를 거치는 ‘클라우드 AI’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AI를 두개 탑재하면 사진 편집처럼 비교적 단순한 AI 기능은 온디바이스 AI로, 높은 연산 처리 기능을 요구하는 기능은 클라우드 AI를 활용해 작업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현재 유력한 AI 기능은 △AI를 통한 사진 편집 △이메일·메시지 관리 △텍스트 기반 이모티콘 생성 △메시지·웹 알림 등 알림 요약 △음성메모 받아쓰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생성형AI로 업그레이드 된 애플의 음성비서 ‘시리’ 기능도 기대를 모은다.
일부 외신은 애플이 5월 초 오픈 AI와 기술 도입을 위한 협업을 체결해 시리에 오픈AI의 ‘챗GPT’가 탑재될 것이라고 점친다.
만일 시리에 생성성AI 기능이 탑재되면 △음악재생 △정보검색 △스마트홈 기기 작동 수준에서 벗어나 △음성 메모 기록 및 요약 △웹 사이트 및 알림 요약 △자동 메시지 답장 등까지 기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애플이 이번에 선보일 AI 기능은 지난해 아이폰15 시리즈에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아이폰 15 프로에 들어간 A17 칩은 뉴럴 엔진(Neural Engine) 코어가 온디바이스 머신러닝을 구현할 수 있는 사양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애플의 신형 AI 폰이 삼성전자의 철옹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풀이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전 세계 생성형AI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 S24 시리즈의 시장점유율이 58.4%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갤럭시 S24 울트라 30.1% △갤럭시 S24 16.8% △갤럭시 S24 플러스 11.5% 등 삼성전자가 1·2·3위를 모두 거머쥐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분기 600달러(약 83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생성형AI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했다”며 “향후 생성형 AI 판매 비중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11%까지 늘어나 시장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0년 이후 지난해를 제외하고 글로벌 전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애플을 앞서왔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만큼은 애플이 주도권을 쥐었다.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 75% 삼성전자 16%로 집계됐다. 2022년과 비교해 애플은 소폭 줄었고 삼성전자는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애플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생성형AI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크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은 삼성전자에게 매우 유리한 흐름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스마트폰 시장은 사실상 애플과 삼성이 이끌어 가는데 그동안 애플에서 생성형AI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아 삼성전자가 그 시장을 지배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애플이 하반기 어떤 제품을 내놓느냐에 따라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신(新)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시장 선점이 매우 중요한며 이런 점에서 볼 때 애플보다는 삼성전자가 유리한 상황은 맞다”며 “애플이 삼성 생성형AI를 뛰어넘는 기술을 선보여야 후발자라는 불리함을 해소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