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핀테크와 협업 강화…'경쟁' 아닌 '협쟁'으로 점유율 확대 나서
지난해 간편결제 비중 50.5%…실물카드 추월하며 점유율 확대
카드업계, 간편결제사와 공동 상품 출시‧혜택 제공 등 적극 협업
"간편결제 이용자대부분 신용카드 등록해 이용…점유율 제고 수단"
간편결제 수수료 가맹점 부담인 만큼 수수료 수입도 확대할 수 있어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카드사들이 경쟁상대로 여겨지는 핀테크사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경쟁상대와의 협업에 나서면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6월부터 카드업계와 함께 카카오페이 전용 카드상품 '카픽(KaPick)' 시리즈를 출시하고 있다. 카픽은 '카'카오페이가 '픽(Pick)'한 카드라는 뜻으로 지난해 6월 신한카드, 9월 하나카드와 손잡고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네이버페이 역시 올해 4월부터 신한카드와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간편결제 이용 시 신한‧삼성카드로 결제하는 경우 추가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카드업계는 최근 간편결제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결제시장 점유율에 위협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 '2023년 중 국내 지급결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기기를 통한 결제액은 1조4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 전체 결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5%로 사상 처음으로 실물카드를 통한 결제액을 추월했다.
또 지난해 일평균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액은 87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44.4%나 확대됐다.
올해 1분기에도 이 같은 간편결제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올해 1분기 거래액은 40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6% 증가했다. 결제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25% 증가했다. 해외결제와 오프라인 결제액이 높은 연간 성장률을 지속했고, 페이민트가 연결 자회사에 편입되며 오프라인 결제 거래액의 상승을 견인했다.
결제‧대출 중개 서비스 등을 포함한 매출기여거래액(Revenue TPV)은 11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다. 결제서비스 매출은 1199억5200만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4.5% 증가했다.
네이버페이의 1분기 결제액은 16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24.8% 상승했다. QR코드,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을 통한 오프라인 결제액은 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74%나 급증했다.
네이버페이는 현장 결제에 '삼성페이'를 도입하면서 전국 143만 결제처에서 이용되며 네이버페이의 혜택과 편의사업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QR과 예약 및 주문 결제 성장도 동반돼 선순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경쟁상대인 간편결제사가 결제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가운데 카드업계는 경쟁과 동시에 협업을 진행하면서 점유율 상승을 꾀하고 있다. 간편결제 이용자 대부분이 신용카드를 등록해 이용하는 만큼 점유율 제고는 물론 결제수수료 수입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 중 카드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48.5%로 전년 46.3% 대비 2.2%포인트(p) 올랐다. 이 비중은 2019년 35.1%, 2020년 39.1%, 2021년 43.3%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카드사에서는 간편결제사와의 협업을 '협쟁(협업+경쟁)'이라고 표현한다"면서 "고객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그만큼 편리한 점이 있기 때문인 만큼 협업을 통해 점유율을 올리는 한편 자사 간편결제 시스템을 고도화해 경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이 충전을 통한 결제가 아닌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해 이용하는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는 결제시장 점유율을 제고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며 "간편결제 수수료는 가맹점에서 부담하는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는 결제 수수료 수입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핀테크업계의 한 관계자는 "간편결제사를 통한 신용카드 거래 역시 카드사의 결제로 포함된다"면서 "간편결제사의 결제액이 늘면 카드사의 결제액도 늘어나게 돼 '윈윈'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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