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인하 대비 투자전략 분주…채권 교체매매 수익 노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3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1차례 연속 동결이다. 보험업계는 올해 안에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건전성과 투자 전략 등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기준금리 인하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되면서 자산과 함께 부채도 시가로 평가하게 됐다.
옛 지급여력비율(RBC) 제도 하에서는 자산만 시가로 평가하고 부채는 원가로 평가했다. 때문에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재무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봤으나 IFRS17 하에서는 부채도 시가로 평가하는 만큼 자산 포트폴리오와 부채 구성에 따라 각 사별로 기준금리 인하 영향도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중 IFRS17 도입 이후 첫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보험업계는 투자 포트폴리오와 부채 비율 관리에 대비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각 사별로 IFRS17 도입에 따른 기준금리 변동 영향을 점검했을 것"이라면서도 "부채가 시가로 평가되는 만큼 기준금리 인하가 건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이후 채권가격이 상승할 것에 대비해 금리인하 전 채권 교체매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에 대비해 미래 채권을 사들여 고금리 수익을 낸다는 것이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금리인하 시점을 알 수는 없으나 하반기 중 인하될 것을 가정해 투자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실적이 잘 나올 때 교체매매 처분손실을 반영하고 낮은 가격에 채권을 사들여 고금리 수익을 내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 가입자 입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이율이 변경돼 만기‧해지 상품의 환급금이 줄고 신상품 보험료는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연동형 상품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자율인 공시이율과 보험료 산정에 영향을 주는 예정이율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시차를 두고 하락한다. 공시이율이 낮아지면 만기 환급금이 감소한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로 투자운용하는 경우 예상수익률에 따라 변동된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예상수익률도 낮게 측정돼 예정이율이 하락한다.
가입자가 돌려받는 환급금이 줄어들고 신규 상품의 보험료가 상승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상품 개발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 관계자는 "공시이율이나 예정이율은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면서 "투자운용 전략을 마련해 예상수익률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고객 입장에서 보험료가 부담되지 않도록 상품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