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상반기 채용 감소...‘조직 슬림화’에 하반기도 부진 전망

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5.20 08:29 ㅣ 수정 : 2024.05.20 08:29

올 상반기 1060명 채용, 작년보다 320명 줄여
하반기도 감소 전망...연간 채용 작년보다 축소
디지털 전환·비용 절감에 당장 채용 확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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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간판.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지난해보다 작은 규모의 신규 채용을 실시한 가운데 하반기 채용도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대면·디지털로 기울고 있는 금융 환경 속 대규모 비용 지출에 대한 부담도 가중되면서 ‘조직 슬림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이 예정한 올 상반기 신규 채용 인원은 총 1060명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이 530명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 180명, 하나은행 150명,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각 100명 등의 순으로 상반기 채용 규모가 확정·진행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올해 대부분 은행의 채용 규모가 줄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모두 250명을 채용했다. 올해 상반기는 국민·신한은행이 이보다 150명을 줄였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각각 100명, 70명 감소했다. 농협은행만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를 전년동기(480명) 대비 50명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 규모가 상반기 대비 같거나 작았던 걸 고려하면 올해 연간 채용 규모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신한·우리은행만 상·하반기 채용 규모를 각 250명씩으로 맞췄고 나머지 3개 은행은 하반기 들어 채용 규모를 줄였다. 

 

은행권 채용이 갈수록 축소되는 이유로는 비대면·디지털 금융 활성화가 지목된다. 은행들은 모바일뱅킹 수요 증가에 대응해 영업점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대면 고객을 상대하는 은행원도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국내 지점 수는 2021년 12월 말 4188개에서 지난해 12월 말 3927개로 261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총 임직원 수 역시 7만4623명에서 7만2679명으로 1944명 줄었다. 

 

은행들은 일반직이 포함된 공개채용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의 분야를 대상으로 한 수시채용은 늘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은행권의 디지털 주도권 경쟁으로 정보기술(IT) 인재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배상을 위한 대규모 비용 지출에 더해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 수익 둔화 우려도 은행들의 신규 채용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무턱대고 채용을 늘렸다가 인건비 부담에 짓눌릴 우려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은행의 인건비는 3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3조7000억원) 대비 3.4% 증가했다. 전체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1% 수준이다. 인건비에는 급여와 퇴직급여, 명예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이 포함된다. 

 

영업점 축소 등을 통해 고정비 절감에 나서더라도 인건비가 조절되지 않으면 수익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환경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의 비용 대부분은 인건비로 지출된다”며 “신입 행원을 뽑는 것도 이익 수준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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