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줄이고, 이익 늘리고...은행권 ‘생산성 개선’ 박차
5대은행, 1인당 충전이익 전년 대비 개선돼
영업이익 증가세에 인력 감축 영향 끼친 듯
지점 없는 인터넷은행, 생산·효율성 독보적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생산성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효율적 조직 운영을 위한 대규모 희망퇴직이 진행된 가운데 금리 상승으로 이익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점을 운영하지 않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대비 2배 넘는 생산성 지표를 나타냈다.
8일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일반현황 및 경영실적을 종합하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직원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충전이익)이 4억1600만원으로 전년(3억6000만원) 대비 5600만원(15.5%) 증가했다. 충전이익은 은행이 거둔 총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를 뺀 금액을 직원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생산성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직원 1인당 충전이익이 3억3800만원으로 전년(2억5100만원)보다 8700만원(34.7%)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3억300만원에서 3억1500만원으로 1200만원(3.7%), 국민은행은 2억6400만원에서 3억1200만원으로 4800만원(18.1%) 각각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2억8900만원으로 전년(2억8000만원) 대비 900만원(3.2%) 확대됐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충당금적립전이익 합계는 23조6515억원으로 1년 전(20조9932억원)과 비교해 2조6583억원(12.7%) 증가했다. 꾸준한 대출 자산 성장과 시장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이자 부분 중심의 이익 개선세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지난해 이들 은행의 당기순이익도 13조204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 등 은행권의 인력 감축이 생산성 개선을 견인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5대 시중은행의 임직원 수(해외 근무 포함)는 지난해 말 기준 6만503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6만6119명) 대비 1081명(1.63%) 줄어든 규모다. 은행 판매관리비의 절반 이상은 인건비가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조직 효율화를 위한 조치로 지난해부터 신입행원 채용이 살아나 직원 수가 계속 줄어들 거라고 보기 어렵다”며 “불필요한 지출 비용을 줄여나가고 디지털을 통한 영업 실적이 성장하고 있는 점도 생산성을 올리는데 도움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생산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100% 비대면 체제인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고정비가 발생하는 영업점을 운영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조직 규모도 작은 만큼 생산·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우호적인 환경이다.
지난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직원 1인당 충전이익은 각각 6억원, 5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각각 20.0%, 14.6% 늘어난 규모다. 특히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해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7억2500만원을 기록했는데 하나은행의 약 1.7배, 우리은행의 약 2.5배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지난해 충당금적립전이익은 1조3821억원으로 전년(7184억원) 대비 거의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임직원 수(해외 근무 포함) 합계는 2022년 2087명에서 지난해 2440명으로 353명(16.9%) 증가했다.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이익은 약 17배, 임직원 수는 약 26배 차이가 나지만 독보적 생산성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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