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아연 제련과 기타 유기금속 등을 생산·판매하는 영풍(대표 박영민·배상윤)이 실적 악화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 역풍을 맞았다.
이에 비해 영풍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고려아연 기업가치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7일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영풍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4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8907억원)보다 16.8%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432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 동기 영업손실 283억원에서 52.6% 늘어난 것이다.
영풍의 이와 같은 실적 부진은 본업인 제련업에서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풍의 사업 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아연괴(아연 덩어리) 매출은 230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389억 원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아연괴 사업은 영풍 제련 부문 매출 중 약 80%를 차지하는 핵심사업이다.
아연, 황산 등을 제조하는 제련부문 실적이 급감하면서 전체 실적도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라 제련부문의 매출(연결기준)은 지난해 1분기 4132억원에서 올해 1분기 2918억원으로 29.3%가량 감소했다.
영풍은 본업인 제련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사업, 연성회로기판(FPCB)과 인쇄회로기판(PCB) 사업도 약화되는 상황이다.
연성회로기판(FPCB)과 인쇄회로기판(PCB) 사업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516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5040억원으로 줄었다. 반도체 사업 부문 매출도 같은 기간 563억원에서 345억원으로 위축했다.
영풍은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기업가치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풍은 시가총액(시총)이 748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3개월 전인 2월 19일 9947억원에서 24.8% 하락한 것이다.
이에 비해 고려아연(대표 최윤범) 실적은 상승세다.
고려아연은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184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458억원보다 26.6% 증가한 것이다.
고려아연도 아연 부문에서 국제 판매가격 하락으로 매출이 줄었지만 연(납)과 은 매출이 늘어나 실적 개선을 일궈냈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제련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경비 절감 노력으로 실적 성적표가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꾸준한 실적 개선 덕분에 기업가치도 커지고 있다.
17일 현재 고려아연은 시총이 10조6007억원이다. 이는 3개월 전인 2월 19일 9조7956억원 대비 8.2% 오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연, 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귀금속 수요 증가로 은 가격도 치솟아 고려아연은 탄탄한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