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탄생 앞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지역주민 및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친환경 기술력'이 강력한 경쟁력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 사장 송병억)는 ESG경영을 통해 성장과 발전 전략을 추구하는 대표적 공공기관중의 하나이다. 한국ESG기준원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환경(E)과 사회(S)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조직이다. 친환경 기술의 적극적 도입과 지역사회와의 상생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 8월 취임한 송병억 사장이 지난 달 17일 환경전문기자협회와의 간담회에서 지역주민과의 소통과 상생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매립지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면서 그 이면에 담겨져 있는 환경과 상생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부각하면서 실천하자는 취지이다. 이와 관련해 송 사장은 사명을 SL공사에서 ‘한국자원순환공사’ 형태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명칭보다 친환경 가치를 강조하는 의미를 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L공사가 축적해온 친환경 기술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세계시장에도 보급한다는 게 송 사장의 청사진이다.
사실 SL공사는 새로운 탄생을 앞두고 있지만 현실적 여건은 어렵다. 환경부와 3개 시도(서울시·경기도·인천시)가 운영하는 수도권매립지는 2025년 운영 종료된다. 동시에 인천시로 이관된다. 하지만 대체 매립지 조성 작업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SL공사는 대체 매립지 선택과정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 따라서 송 사장은 한국자원순환공사로 사명 변경을 추진하는 것도 대체 매립지 조성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체 매립지 지원 금액도 기존의 2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올렸다. 드림파크 수영장 인근에 36홀짜리 파크골프장 설립도 추진한다. 이 같은 상생정책은 매립지가 지역주민에게 실질적 이익과 친환경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을 재확인하기위한 노력으로 평가된다.
■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최우수 등급 받아
SL공사가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2023년도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은 것도 주목할만한 성과이다.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매립지공사는 △납품 대금 연동제(원자재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변동되면 대금 조정 약정을 체결하는 제도) 조기 도입 △지역 중소기업 협업 공익형 굿즈 출시 △상생협력 기금 출연으로 지역 농수산물 구매 △국정과제 연계 성과공유 및 협력이익공유 과제 추진 △ESG 컨설팅 지원 사업 등 지역 취약계층 지원과 중소기업의 성장을 도운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납품 대금 연동제 조기 도입 등의 성과를 인정 받아 지난해 11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송 사장은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은 공공기관의 핵심가치"라며 "앞으로도 지역 취약계층 및 중소 협력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상생협력법'에 따라 추진된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는 올해 134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평가결과는 최우수 33곳, 우수 37곳, 양호 29곳, 보통 17곳, 개선 필요 18곳 등이다.
SL공사의 이러한 성과는 하루 아침에 얻어진 결과가 아니다. 공사는 지난해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ESG경영에 박차를 가했다.
'공공부문에서의 중소기업 ESG경영 확산 지원'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ESG경영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ESG 역량 강화 교육과 컨설팅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또 지난해 7월 동반성장위원회와 '2023년도 ESG 지원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중소기업의 ESG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현장실사(컨설팅), 평가 등 종합지원을 추진하기도 했다.
매립지공사는 'ESG 지원사업 협약'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 동반성장위원회에 5000만원의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기도 했다.
■ 청년 세대를 향해 확장된 ESG 경영, 공공기관 중 리더급 평가 받아
SL공사의 ESG경영은 청년 세대를 향해 확장돼 있다. 지난해 9월 '제3회 인천 공기업 ESG경영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에 참여한 인하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도권매립지 현장견학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공모전은 지역 소재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기관별 ESG경영 혁신과제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다. 공사는 ESG경영혁신 및 청년인재 양성을 위해 2021년 제1회 공모전부터 지속 참여해왔다.
공사는 기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참여 대학생들이 좀 더 현실성 높은 혁신과제를 발굴할 수 있도록, 매립장 및 자원·에너지화 시설 견학과 공사의 ESG 경영추진현황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2022년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폐아이스겔 허브방향제'는 단순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사회적기업과 공동제작을 추진, 현재 공사 기념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폐아이스겔 허브방향제'는 버려지던 폐아이스팩의 겔 성분과 수도권매립지 폐열을 활용해 키운 허브를 접목한 제품이다.
SL공사는 공공기관 중에서 ESG경영 리더급에 속한다. 2022년 'ESG모네타'와 'DoESG'에서 공동으로 37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한 '2022년도 공공기관 ESG평가'에서 우수등급(A), ISO26000(기업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을 기반으로 한 ESG경영 수준 진단에서 최고등급(920점)을 받은 바 있다.
매립지공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ESG모네타'와 'DoESG'가 정부의 공인 ESG기관은 아니지만 ESG 관련한 평가 전문기관으로서 전체 공공기관을 평가했는데 '기타공공기관' 부문에서 유일하게 저희 매립지공사가 좋은 평가를 받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SG모네타'와 'DoESG'는 나름 공신력있는 민간 ESG 평가기관이고, 매립지공사가 '기타공공기관' 부문에서 유일하게 최고등급을 받았다는 것은 'ESG경영' 분야에서 실력을 입증한 셈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