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정철동 호(號), 적자 속 희망 봤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LG디스플레이(대표 정철동·사진)가 지난해 4분기 7개 분기만에 적자에서 탈출해 흑자로 돌아선 후 1개 분기 만에 또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크게 낙담하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영업손실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다.
대외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이스라엘 상호 공습 등 국제정세 불안과 대내적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매출 하락 등 불안감이 남아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기업들이 LCD(액정디스플레이)에 이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OLED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우며 국내 업체를 위협하는 양상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5조2530억원과 영업손실 4694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4조4110억원과 영업손실 1조980억원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매출은 19% 늘어나고 영업손실 규모는 6000억원 이상 줄었다.
그러나 직전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3959억원과 영업이익 1317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28.97%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OLED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로 전년동기 45%보다 2% 포인트 늘었지만 지난해 4분기 57%에 비해 10% 포인트 축소했다.
LG디스플레이도 할 말이 있다.
OLED 실적 부진 원인으로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애플 아이폰과 관련이 깊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의 주요 고객사다.
2023년 기준 LG디스플레이 제품별 매출에서 애플 아이폰 OLED 등 소형 부문 비중이 42%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워치의 약 80%, 아이패드의 약 32%의 디스플레이를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일반적으로 9월에 아이폰 등 신제품을 공개해 4분기 실적이 신제품 효과로 두드러지지만 1분기는 상대적으로 약세다.
특히 애플은 올해 1분기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애플 아이폰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7.8% 성장했다. 특히 경쟁사 삼성전자는 출하량이 0.7% 줄어드는데 그친 점을 비교하면 애플 낙폭은 큰 편이다.
애플의 수요 둔화가 LG디스플레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사업구조 고도화 지속과 △비용구조 개선 △운영 효율화 등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사업 경쟁력과 미래사업 기반을 강화해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할 방침이다.
대형 OLED 사업 부문은 초고화질·초대형 제품 중심으로 고객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중형 IT(정보기술) 부문 가운데 IT OLED는 내구성과 성능이 우수한 탠덤 OLED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을 늘려 사업 성과를 확보할 계획이다. 사업구조 고도화 측면에서도 이와 같은 사업 다각화가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소형 모바일 OLED는 지난해 4만5000장으로 늘어난 생산능력을 적극 활용해 고부가 제품 출하와 비중을 늘려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 늘릴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 부문에서 △차별성 있는 제품과 기술 포트폴리오 △안정적 생산역량 △긴밀한 고객관계를 기반으로 신규 수주와 사업 성과를 계속 높일 계획이다.
특히 차량 OLED는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고객 확장, 신규 수주와 매출을 계속 늘려 ‘오토 디스플레이 세계 1등’ 위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분기별 사업성과와 실적 개선 흐름 이어가고 하반기에는 OLED 중심 하이엔드 제품 비중을 늘려 턴어라운드(실적개선)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시장 내 OLED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시장 내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7.4% △2022년 34.3% △2023년 35.9%로 해마다 안정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예상치는 36.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LG디스플레이에게도 유리하다.
현재 국내 기업들이 OLED 부문에서 기술 우위에 있으며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OLED 시장점유율은 한국이 74.2%으로 압도적으로 높고 중국이 25.1%로 그 뒤를 이었다. 품목별 한국의 OLED 점유율은 △IT용 OLED 86.6% △차량용 OLED 81.6% △TV 100%로 집계됐다.
하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중국이 LCD에 이어 OLED도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한국 81.3%와 중국 17.9%였던 OLED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한국 74.2%와 중국 25.1%로 격차가 60%대에서 40%대로 좁혀졌다.
특히 중소형 OLED 시장점유율은 2022년 한국 79.1%와 중국 20.0%에서 지난해 한국 71.6%와 중국 27.6%로 차이를 줄였다.
한국이 7.5% 줄어든 반면 중국은 7.6% 증가한 점을 미뤄 볼때 한국의 공급 물량 일부를 중국이 빼앗아 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올해 OLED 시장이 지난해와 비교해 커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기업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OLED 시장에서 국내 기업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빠르게 뒤따라오고 있는 중국 기업을 견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LG디스플레이는 주력 사업인 대형 OLED에서 TV시장 회복세에 패널 출하량이 늘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애플 태블릿 PC용 OLED 납품으로 중소형 부분에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LG디스플레이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일부를 IT와 모바일. 차량용 OLED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향후 중소형 OLED에서 입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