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4.24 09:38 ㅣ 수정 : 2024.04.24 09:38
글로벌 ESG 펀드 시장, 2019년 1분기 이후 첫 자금 순유출 흐름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키움증권은 24일 한국의 ESG 채권시장 질적 개선이 제한됐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지속가능성(ESG) 펀드 시장에서는 2019년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자금 순유출 흐름이 포착됐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고금리 및 반 ESG 기조 속 미국의 ESG 펀드 시장 위축세는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와 달리 유럽의 ESG 펀드 시장의 자금 유입 절대 규모는 감소했으나 여전히 분기 기준 순유입이 지속되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나타나는 반 ESG 기조는 고금리, 에너지 가격 상승, 그린워싱, 저조한 ESG 수익률 등 다양한 요인들이 중첩되며 나타났다. 또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반 ESG 법안 발의, 기후 소송 그리고 유럽 의회선거를 앞둔 극우파의 움직임 등 ESG 정치화 흐름도 반 ESG의 배경이다. 그럼에도 주요국을 중심으로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한 대규모 재정 지원, ESG 법제화 본격화 등 글로벌 ESG 트렌드는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체계화되고 있다.
지난해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유럽연합 지속가능성보고표준(ESRS) 등 ESG 공시 표준안 발표에 이어 올해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기후 공시 규칙이 최종 확정됨에 따라 3대 ESG 표준안이 마련됐다. 공통적으로 기업의 ESG 공시 부담 완화 및 충분한 준비 기간을 제공하기 위해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하며 스코프 3(직접적인 제품 생산, 협력업체, 물류, 제품 사용,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 공시에 대한 유예 및 제외(미국)를 결정했다. 이 외에도 주요국을 중심으로 ESG 공시제도의 법제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한국 또한 국제적 흐름에 맞춰 이달 말 ESG 공시 초안 발표가 예정돼 있다.
ESG 채권시장은 금리 반등 속에도 일반 채권보다 견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안 연구원은 "최근 금리 변동성이 재차 확대됐으나 변곡점은 지났다는 인식 등이 ESG 채권시장으로 자금을 유입시키는 요인"이라면서도 "다만 정책적 모멘텀이 약화된 미국을 중심으로 발행시장이 약화되고 프랑스 등 유럽 중심으로반 발행이 확대되는 양상이 지속되면서 고금리 환경에서 정책적인 지원의 차이가 국가별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ESG 채권시장 또한 질적인 개선이 제한됐다는 분석도 내놨다. 안 연구원은 "ESG 채권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으나 1분기 중 녹색채권과 사회적 채권만 발행됐을 뿐 지속가능채권과 지속가능연계채권 발행실적은 없었다"면서 "카드사를 제외하면 다른 발행 기관들의 ESG 채권 발행은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고금리 환경에 따른 발행 환경 악화도 있겠으나 ESG에 대한 모멘텀이 다소 약화된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