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후발주자 오뚜기, 해외 라면 시장서 1000억 매출 노린다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오뚜기가 해외 라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간 해외 매출액이 9∼10%대를 유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지 않았으나, 올해 수출액 목표를 1000억원으로 잡으면서 사업 기조를 바꿨다.
이미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한 타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국내 글로벌사업본부와 미국 법인에서 조직 개편에 나섰다. 특히 올해는 할랄 라면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서 외형 성장에 집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3일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오뚜기 매출액은 3조4545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해외 매출액이 3325억원(9.6%)을 차지한다. 이는 전년 동기 3264억원 대비 1.8% 증가했으나 매출 비중은 10.2%에서 0.6%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오뚜기 해외 법인은 뉴질랜드와 미국, 베트남에 소재해 있다. 지난해 국가별 매출액은 △뉴질랜드 235억원(+13.56%, YoY) △미국 1044억원(+13.21%, YoY) △베트남 692억원(+7.16%, YoY) 등 증가했다.
황성만 오뚜기 사장은 지난달 주총에서 해외 수출 전략과 관련해 "올해 최대 관심사와 목표는 수출 증대"라며 "해외 매출이 금액 기준으로는 성장했으나 다소 미흡해 증설과 인력보강, 마케팅 등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올해 해외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라면에 집중할 예정이다. 여타 식품 업계 역시 지난해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해 수익성을 높여 왔다.
지난해 라면 수출로 외형 확장에 성공한 주요 라면 업체들과 달리 오뚜기는 수출 비중이 높지 않았다. '불닭볶음면'의 삼양식품은 지난해 면스낵 사업 부문에서 총 매출 1조1225억원 중 해외 매출액이 7934억원(70.7%)을 차지할 정도였다. 반면 오뚜기의 지난해 총 매출액 중 라면은 6700억원을 차지했는데, 이 중 수출액은 900억원(13.4%)이다.
이에 오뚜기는 올해 70개국으로 수출 국가를 늘리고 수출액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미국과 중국 등 전 세계 65개국에 라면을 판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해외사업팀을 글로벌 사업본부로 격상하고,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또 해외 사업 법인을 재정비하며 본격적인 해외 집중 기조에 들어섰다. 지난해 미국에서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의 자회사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설립하고 역할 분담에 나선 것이다.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가 제품 판매와 수출 등을 관리한다면,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는 생산과 판매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현지 전략 제품을 출시해 해외 소비자 입맛을 겨냥할 계획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올해 상반기 중 할랄 라면을 개발해 연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할랄과 비건 제품으로 동남아 국가에 매출을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그간 식품 품목이 많다보니 라면에 집중하지 못했다"며 "기존 출점한 미국과 중국, 유럽에서 지속 성장하고 특히 동남아에서 외형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