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실적 자신 있다”면서…2025년 목표치 하향 조정한 속내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한진이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목표치를 대폭 낮추면서, 그 배경과 향후 한진의 전략에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12일 공시에 따르면, 최근 한진은 오 2025년 목표 매출액을 3조5000억원, 목표 영업이익을 1750억원으로 각각 낮췄다.
이는 앞서 한진이 발표한 '비전 2025' 목표치와는 거리가 있다.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는 지난 2022년 6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급변하고 있는 물류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고객중심의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며 "2025년까지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비전 2025' 목표치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유효한 듯 보였다. 조현민 한진 디지털플랫폼사업본부 및 마케팅실 사장 역시 지난해 11월 전자상거래 고객사를 대상으로 콘퍼런스를 열고 "2025년 매출 4조5000억원을 목표로 해외 사업을 열심히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2년 사이 매출액 목표치는 1조원, 영업이익 목표치는 250억원 대폭 줄어들었다.
한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목표치를 하향한 이유에 대해 "급변하는 대외 경영환경에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경기침체와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러·우 전쟁과 중동 사태, 중국 부동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글로벌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목표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또 쿠팡의 자체배송 확대에 따른 택배시장 경쟁심화와 성장률 둔화세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쿠팡은 한진에 위탁배송을 맡겨 왔으나, 자체적으로 배송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면서 이달부로 한진과 계약을 종료했다.
일각에서는 한진이 하향된 목표 매출과 영업이익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진의 매출은 2조8075억원, 영업이익은 1225억원을 기록했다. 즉, 2년 동안 약 7000억원의 매출과 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끌어올려야하는 셈인데,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탓에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최근 택배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만큼, 가파른 실적 개선을 이루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한진의 오는 2025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수정 목표치보다 낮게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진의 오는 2025년 매출액을 3조408억원, 영업이익을 1423억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매출을 3조3조1470억원 3조170억원으로 각각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1440억원, 1420억원에 그쳤다.
한진은 △글로벌 역량 확장성 강화 △디지털 피보팅 △고객가치 극대화 △ESG경영 등에 주력해 2025년까지 경영 목표치를 달성하고, '아시아 대표 스마트 솔루션 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플랫폼, IT, 자동화, 풀필먼트, 인프라에 오는 2025년까지 1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미래 성장기반도 확보한다.
앞으로 한진은 '중국발 이커머스 물동량 확보'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간 알리익스프레스는 CJ대한통운과, 테무는 한진과 물류 주계약을 맺고 막대한 물동량을 맡겨왔다.
덕분에 한진도 반사이익을 누려왔으나, 올해부터는 알리와 테무가 '계약 연장'이 아닌 '경쟁 입찰'을 통해 물류업체를 선정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는 곧 한진이 이들의 배송 물량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오는 2025년 목표치 달성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진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국내외 물류 인프라와 자동화 투자, 해외 거점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 연 평균 8.2% 매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핵심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며 고객 및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