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SK텔레콤·KT·LGU+, 5G 요금제 '치킨게임' 치닫는다

이도희 기자 입력 : 2024.04.12 05:00 ㅣ 수정 : 2024.04.12 05:00

3만원대 5G 요금제 본격화...SKT 2만원대 요금제도 내놔
정부 "국민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저렴한 요금제 내놓아야"
업계 "가입자 유치 출혈 경쟁으로 이통3사·알뜰폰업계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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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도희 기자]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LGU+) 등 국내 이동통신(이통) 3사가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를 놓고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라 이통 3사가 3만원 이하 5G 요금제 라인업(상품군)을 선보인 가운데 SKT는 한 발 더 나아가 2만원대 5G 상품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요금제 인하 경쟁은 자칫 통신업계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정부 기조에 따라 지난달부터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또한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최대 50만원대로 올려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모습이다.

 

이통 3사의 가격 할인 경쟁은 정부 입김이 커진 데 따른 결정이다.  정부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통신비 인하가 필요하다며 요금제 인화와 지원금 확대를 이통 3사에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업계는 '중저가 요금제' 전쟁에 돌입했다.

 

먼저 포문을 연 곳은 KT다.  KT는 지난 1월 온라인 요금제 '요고'를 선보이며 온라인 요금제 경쟁에 나섰다.

 

요고는 3만∼6만9000원까지 기본제공 데이터 '5기가바이트(GB)~무제한' 구간에 걸쳐 총 13종류로 나눠졌다.

 

이에 질세라 SKT도 가격 인하 경쟁에 합류했다. 

 

SKT는 지난달 28일 2만원대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를 선보이며 5G 요금 하한선을 2만원대까지 내렸기 때문이다.

 

SKT 신규 온라인 요금제는 월 2만7000원에 6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는 ‘다이렉트 5G 27’과 ‘다이렉트 5G 31(월 3만1000원, 8GB)’ 등 2종류다.

 

LG유플러스도 경쟁대열에 뛰어들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 온라인 요금제 '너겟' 16종을 선보였다.

 

이 요금제는 최저 3만원대로 시작하며 데이터 제공량을 매월 필요한 만큼 선택하고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남으면 요금제를 자유롭게 바꿔 잔여 요금을 환불 받을 수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정부의 요금 인하 압박에 요금제를 낮추는 저가 요금제가 갈수록 급물살을 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 이통 3사, 가격 인하에 따른 '출혈 경쟁' 울상

 

이통 3사가 앞다퉈 가격 인하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입자가 3만원 이하 중저가 요금제로 몰리면 무선 수익 상당수를 차지하는 5G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통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가 중저가 요금 상품에 쏠림현상을 보이면 5G 인프라 구축에 들인 막대한 초기비용을 회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회사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 추진현황·향후계획'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이통 3사의 중저가 요금제를 선택한 이용자는 621만명을 돌파해 5G 전체 가입자의 19%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부는 중저가 요금제 확대로 국민 1400만명 이상이 연간 5300억원 수준의 통신비를 줄이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로서는 중저가 요금제 확산으로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 통신비 부담을 줄이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5G 인프라를 더욱 고도화하고 향후 6G를 본격화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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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알뜰폰허브 캡처]

 

■ 알뜰폰업계도 저가 요금 경쟁에 '휘청'

 

이통 3사의 요금제 할인 정책에 알뜰폰 업계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3사의 저렴한 통신상품이 쏟아지면서 알뜰폰 업계 가입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알뜰폰업계 존폐 위기설(說)'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업체들의 번호이동 증가수가 △1월 7만8060명 △2월 6만5245명 △3월 4만5371명으로 갈수록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전환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소비자 감소 폭이 더욱 커졌다.

 

이에 따라 알뜰폰 업체들은 생존하기 위해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월 5000원 미만 저가 요금제를 출시한 데 이어 일부 업체는 한 달에 110원만 내면 되는 파격적인 저가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알뜰폰 업계가 일정 기간 요금을 전혀 받는 않는 요금제로 그동안 신규가입자를 늘려왔다"며 "이통 3사의 저가 공세에 이와 같은 파격 요금제를 더 이상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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