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너도나도 배달비 무료…배달앱 ‘쩐의 전쟁’에 엇갈린 반응
쿠팡이츠, 와우 멤버십 대상 '무제한 무료 배달' 혜택 선언
배민도 '알뜰배달 무료 제공' 맞불…배달앱 경쟁 격화
소비자 "배달비 부담 줄어"...자영업자 "혜택 제외 매장은 타격"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쿠팡이츠에 이어 배달의민족·요기요도 '무료 배달'을 선언하면서 배달앱 '쩐의 전쟁'이 날로 격해지고 있다.
고물가 시대 배달비에 부담을 느끼던 소비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다만, 무료 배달 혜택이 제외된 자영업자들은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벌써부터 주문수가 감소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비 0원 경쟁'에 먼저 불을 붙인 건 쿠팡이츠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26일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와우 멤버십 회원이라면 누구나 주문 횟수와 주문 금액, 장거리 배달에 제한 없이 무료배달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별도의 할인 쿠폰도 사용 가능하다. 업계 최초로 무료 배달을 선언하면서 업계에 파장이 일기 시작했다.
쿠팡에 질세라 배달의민족도 지난 1일 알뜰배달을 무료로 제공한다며 반격에 나섰다. 쿠팡이츠와 달리 멤버십 가입 유무와 상관 없이 모든 회원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10% 할인과 무료 배달비 중 유리한 혜택을 고르는 것도 가능하다.
요기요도 이날 배달비 무료 정책을 도입했다. '배달 지역'과 '배달 유형'에 상관없이 배달비 무료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도록 차별점을 뒀다. 최소 주문금액 1만5000원만 채우면 실속배달과 한집배달 모두 배달비 0원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가게 자체 할인 쿠폰도 중복 사용 가능하다.
이처럼 배달앱이 앞다퉈 '배달비 0원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점유율 사수'를 위해서다. 배달앱의 경우 타 사업군에 비해 고객 충성도가 낮은 시장으로 꼽힌다. 배달앱마다 가격을 비교해본 뒤 가장 가격이 낮은 곳에서 최종적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배달앱을 주로 사용하는 젊은층의 경우 사소한 지출액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할인율에도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배달비 무료를 선언한 이상, 한 배달앱만 고집할 필요가 없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소비자들은 배달비 무료 전환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배달비 부담이라도 덜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다. 특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배달비 무료'로 음식을 주문한 내역을 인증하는 게시글도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에도 자영업자들은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배달비 무료 혜택이 자사 전문 라이더를 통해 음식을 배달하는 '배민1'에서만 한정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즉 '배민1'에 입점하지 않고 '가게 배달'만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쿠팡이츠 역시 배달비 무료 혜택 적용 매장으로만 주문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의 한 자영업자는 "쿠팡이츠 담당자로부터 최소 주문 금액을 낮추지 않으면 무료 배달 혜택을 제외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최소 주문 금액을 낮추면 남는 게 없고, 무료 배달 제외 매장이 되면 매출 타격을 입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수수료 문제로 배달의민족에서 가게 배달만 운영하고 배민1은 거부해 왔는데, 이번 무료배달을 기점으로 시장이 완전히 넘어가버린 것 같다"며 "가게 배달 주문이 급감해 수수료를 감당하더라도 배민1과 쿠팡이츠 입점은 필수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무료배달 서비스에 따른 비용을 수수료 인상 등의 방식으로 자영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달비 0원' 경쟁이 배달앱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소비자와 자영업자에 모두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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