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탄소 중립 (9)] 전력에너지 저장 방식의 진보
[기사요약]
온실가스 저감 위해서는 이미 생산된 자원의 적시적소 사용 가능한 저장 매우 중요
기존 양수발전 방식이나 대용량 배터리 활용해 전력을 직접 저장
아예 남는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화 하여 낭비 없애는 방식도 활용
최근에는 암모니아 이용한 전력 에너지 전환과 저장 기술 분야가 큰 관심 받고 있어..
다양한 에너지·환경 정책이 도입되고 시행되면서 과거와 달리 관련 분야의 일선 기업들이 민간부문의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들도 기후변화 및 에너지 변혁의 시대를 맞아 관련 분야를 찾고 있지만 생소한 분야이다 보니, 어떤 프로젝트가 정부로부터 인정받고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지 옥석 가리기가 힘든 상황이다. ESG 금융의 물꼬를 제대로 된 수요처로 초기부터 잘 잡아 기업과 투자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본 시리즈를 기획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방법으로, 이미 생산된 전력에너지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다른 시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장하는 방식을 들 수 있다.
전기는 기본적으로 유량(flow)의 속성을 지니기 때문에 저량(stock)과 같이 저장이 불가능하고 필요할 때마다 발전활동을 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발전 시간을 조절할 수 없는 태양광 혹은 풍력과 같은 재생가능 에너지원에서 발생하는 경우에는 전력의 공급을 수요에 따라 조절할 수가 없기 때문에 전력에너지의 저장 필요성이 더욱 크다.
예컨대 유연탄을 때서 화력발전을 하는 것은 언제나 발전 주체가 가동 여부를 결정할 수가 있지만, 재생에너지는 수요와 관계없이 바람이 강할 때 혹은 일조량이 좋은 때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 온실가스 저감 위해 기 생산된 전력에너지 저장 중요, 양수발전이 대표적
결국 에너지도 저축을 잘할수록 미래의 소비를 별도의 추가적 활동 (탄소배출을 통한 전기 생산) 없이도 보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중 전통적인 전력 저장방식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어 온 것은 수력발전을 활용한 양수발전이다.
양수발전을 이용해 이미 생산된 전력에너지를 위치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전력 수요가 적은 시간에 사용되지 않는 전기를 이용하여 물을 높은 곳으로 옮기고, 전력 수요가 많을 때 이 물을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다.
전력 수요가 적은 시간대에 전력망에서 사용되지 않고 남는 전기를 활용하여, 물을 저수지나 해수면보다 높은 위치의 인공 저수지나 자연 호수로 펌핑한다.
이후 물이 높은 곳으로 옮겨진 다음에 이 물은 그 위치에너지를 저장한 채로 대기한다. 이 위치에너지는 전력 수요가 증가할 때까지 보관된다.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 저장해 둔 물을 하강시켜 터빈을 구동한다. 터빈을 통과하는 물의 흐름이 전기를 생산하며, 이 전기는 다시 전력망으로 공급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에너지 저장 기술의 한 형태로, 재생가능 에너지원의 가용성을 극대화하고 전력망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직접 저장하는 방식 활용
이에 더해 배터리 강국으로서 우리나라도 과거 수년간 많이 활용했던 것이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에 직접 저장하는 방식이다.
쉽게는 우리가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생각하면 된다. 이를 잉여전력 저장의 목적으로 대용량으로 쓴다.
기본적으로 특히 재생 에너지원의 발전량이 수요보다 많을 때 초과 전력을 저장하고, 수요가 발전량을 초과할 때 저장된 전력을 사용함으로써, 재생 에너지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에도 국내외로 많은 사례가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테슬라가 메가팩 배터리를 사용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만들어 운용해온 프로젝트는 매우 유명하다.
또한,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에 위치한 혼스데일 파워 리저브(Hornsdale Power Reserve)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 세계에서 가장 큰 리튬 이온 배터리 시스템을 풍력 발전소와 연계하여 운영하며 재생 가능 에너지의 변동성을 관리하고, 전력망의 안정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왔다.
한국에서도 신재생에너지의무화제도에서 ESS를 기존 재생에너지에 장착할 경우 큰 규모의 가중치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그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 P2H 방식,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
잉여전력을 지역난방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P2H(Power to Heat) 방식도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과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옵션으로 꼽을 수 있다. P2H는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하여 난방, 온수 공급 등에 사용하는 과정을 말한다.
잉여전력이 있으면 이를 전기 저항 난방, 히트 펌프, 또는 전기보일러를 통해 열에너지로 변환한다. 생성된 열은 물 또는 기타 매체를 가열하여 저장할 수 있으며, 이후 지역난방, 온수 공급, 산업 공정 등에 사용된다.
전력과 난방 시스템 간의 융합을 통해 재생 가능 에너지의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높여 왔다.
예컨대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전국 여러 지역난방 시설에서 전력망에서 발생하는 잉여전력을 수용하여, 이를 열에너지로 전환함으로써, 지역난방과 온수 공급을 담당해왔다.
특히, 전력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야간에 저렴하게 구입한 전력을 사용해 대용량의 열수조에 물을 가열하고, 이 열을 낮 시간대에 난방과 온수 공급에 사용한다.
• 암모니아 이용한 전력에너지 저장, 최근 에너지 저장 기술 분야에서 각광
마지막으로, 암모니아(NH₃)를 이용한 전력에너지의 저장은 최근 에너지 전환과 저장 기술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암모니아는 높은 수소 함량으로 인해 뛰어난 에너지 운반체로 간주되며, 친환경적인 에너지 저장 및 운송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그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예: 태양광, 풍력)으로 생성된 전력을 사용하여 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얻는다. 얻어진 수소와 대기 중의 질소를 반응시켜 암모니아를 합성한다. 이 과정은 하버-보슈 공정(Haber-Bosch process)이라는 100년 가까이 오래된 기술로 고압과 고온의 환경에서 촉매를 사용하여 이루어진다.
암모니아는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저장 및 운송 가능하며, 이는 수소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안전하다. 따라서 대규모의 에너지를 비교적 쉽게 저장하고 장거리로 운송할 수 있다.
이후에 다시 이를 분해하여 수소를 회수하고, 이 수소를 연료전지 등에서 사용하여 전기 에너지로 전환한다. 혹은 암모니아 자체를 직접 연소시켜 열에너지를 생산할 수도 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유종민(Yu, Jongmin) 프로필 ▶ 미국 일리노이대 응용경제학 박사 /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겸임교수 / (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전)한국은행 조사역 / (전)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 (전)기획재정부 뉴딜실무지원단 자문위원 / (전)환경부 중앙정책심의위원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