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률 5.1%’ 합의에도 삼성전자노조 반발 갈수록 ‘격화’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 5.1%에 대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삼성전자노조)의 반발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전전자노조원 약 200여명이 지난 1일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1층 로비에 집결해 노동가를 부르고, 집행부 수십명이 물리력으로 경계현 DS 부문장 사장실 진입을 시도하는 등의 반발 행위를 전개했다.
삼성전자노조는 또 노사협의회실로 몰려가 ‘파업하면 협의회를 가장 먼저 공격할 것’라며 언쟁을 벌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5.1%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임금인상률인 4.1%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해 예상 소비자 물가 인상률 2.6%의 약 2배 수치다.
특히 평균 임금인상률이 5.1%일뿐 상위 평가를 받은 절반의 직원들은 평균 인상률이 7%에 달한다. 사원급 고성과자의 경우 8∼10% 수준까지 인상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노조가 지속적으로 반발하는 배경에는 얇아진 성과급 봉투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DS(반도체)부문의 지난해 초과이익성과급(OPI, 옛PS) 지급률은 연봉의 0%다.
DS 부문의 목표달성장려금(TAI, 옛PI) 지급률도 지난해 하반기 기준 평균 월 기본급의 12.5%다. 이는 상반기 25%의 절반 수준으로 대폭 축소됐다. 게다가 DS부분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와 시스템LSI(고집적회로) 사업부는 0%에 그쳤다.
사측도 직원들의 불만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업황이 좋을 때에는 회사에서 그만큼 임직원들에게 돌려줘왔던 만큼 사측으로서는 이번 노조의 반발이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임직원들에게 상당기간 연봉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으며, 성과가 좋았던 2022년에는 특별상여금 기본급 300%를 제공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지난해 DS사업부 매출은 66조5900억원으로 98조4600억원을 기록한 2022년 대비 32조원가량 축소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적자 이후 천신만고 끝에 올해 1분기 메모리 부분만 겨우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반도체 부문은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사측은 직원 사기 진작 등을 고려해 5%대 인상률을 결정했다. 노조가 회사의 이러한 노력을 헤아려 회사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임직원이 힘을 모아주길 사측은 바라고 있다.
반도체 이외 사업부문의 일부 임직원 사이에서도 “반도체는 무조건 잘 받아야 한다는 일종의 특권의식이 있는 것 같다. 누군가가 회사와 직원간 분열을 조장하는 것 같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회사는 노조가 없던 수십년전부터 사원 대의기구 노사협의회와 협의해 결정해왔고 현행법상 과반수노조가 없을 시 노사협의회 등을 통해 협의하고 회사가 임금을 결정하는 것은 적법한 절차”며 “이러한 상황에서 당장 나눠먹는 것이 옳은지, 경쟁력 회복과 성과 창출에 매진해야 하는지 대표기업 삼성전자노조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노조는 지난 18일 오후 5시부터 오는 4월 5일 자정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쟁의행위를 실시하고 있다. 조합원 찬성률이 80% 이상이면 쟁의 찬반투표가 가결된다.
삼성전자노조는 지난 2022년과 2023년도 쟁의권을 확보한 바 있으나 실제 파업으로 연결된 사례는 없다. 만일 삼성전자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후 첫 파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