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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이주환의 ESG공시 금융

금융 맥락에서 ESG와 공시의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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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4.01 08:52 ㅣ 수정 : 2024.04.0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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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굿잡코리아 포럼]에서 주제 발표하고 있는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모습.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 지난 10여년 노력의 결과로 2024년 현재, 이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대부분 사람의 뇌리에 각인이 될 수 있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ESG를 최신 트렌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ESG는 생각보다 오래된 개념이다. 인류는 ‘옳음’에 대한 그리고 ‘위기’에 대한 고민을 일찍 시작했다.

 

ESG를 아우르는 개념인 ‘지속가능한 성장’은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에서 처음 논의됐고, 우리에게는 ‘브루틀란 보고서’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2005년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의 ‘Who Cares Wins’라는 보고서에서 ESG가 공식적으로 사용됐다. 

 

이후 2006년 4월 전 UN 사무총장 코피 아난의 주도로 6가지 책임투자원칙(PRI: Principles of Responsible Investment)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시작되며 대중들에게 ESG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미국의 블랙록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투자 시에 ESG를 고려하겠다고 선언하면서다. 물론 최근에는 이러한 선언이 번복되긴 했다.

 

ESG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ESG는 금융과 연관돼 재무적인 관점에서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2007년엔 유럽투자은행(EIB)에서, 2008년에는 세계은행에서 세계 최초로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특히 여러 국가의 연기금이 PRI에 가입함에 따라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지 않는 기업들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퇴직연금신탁(NEST)과 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공사(APG)가 한국전력의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대해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부족하다며 투자를 철회한 일이다. 이처럼 ESG는 도덕적인 책임만이 아니라 기업의 재무와 연관이 있음을 시사했다. 

 

ESG에 대한 개념이 나온지는 약 40년이 돼 간다. 그렇다면 ESG ‘공시’는 어디쯤 왔을까? ESG 공시는 이제 막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칼럼을 작성 중인 지금 시점을 기준으로 공시가 시작한지 이제 한 분기가 지나고 있다.

 

유럽은 2025년부터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에 따라 ESG 정보공시 의무화가 시행된다. 처음으로 ESG 보고서가 재무제표와 결합돼 경영보고서로 공시된다. CSRD에 따라 유럽에 법인을 둔 국내 기업들도 내년 유럽에서 ESG 공시를 해야 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지난 6일 기후 공시 의무화 규정 최종안이 통과됐다. 2022년 3월 초안을 내놓은 지 2년 만이다. SEC의 경우 환경·사회·지배구조 모두를 고려하는 ESG와 달리, 기후 변화에만 집중해 정보 공시를 의무화 했다.

 

그러나 현재 ESG 정보 공시 중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이 환경이고, IFRS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 CSRD의 기후 공시 규정들과 같이 TCFD 프레임워크 기반으로 작성됐기에 많은 차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오랜 기간 전 세계가 논의돼 오던 ‘지속가능한 성장’은 ESG 공시 의무화로서 우리 현실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물론 데이터 측정 및 수집의 어려움, 공시 가이드라인의 부재 등을 호소하는 등 ESG 공시 실무자들의 불안과 불만이 끊이지 않다는 게 현재 실정이다.

 

그렇다 해도, ESG 공시는 좋으나 싫으나 시작이 됐고 이것이 번복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ESG 공시가 번복이 된다면 SEC나 유럽위원회의 권위와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는 해외와 국내 몇몇 대기업들의 ESG 공시 선례를 열심히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또한 ESG 공시가 재무적으로 얼마나 유의미한 변화를 끌어낼지도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ESG는 단순히 도덕적 책임의 관점만이 아니라 재무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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