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완 기자 입력 : 2024.03.27 09:42 ㅣ 수정 : 2024.03.27 09:42
항공용 엔진과 유사한 발전용 가스터빈 직접 개발해 관련 역량 보유 정부 주관 ‘무인기용 엔진 요소 기술 개발’·‘첨단 항공엔진 개념설계’ 참여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항공용 엔진 개발에 본격 나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항공기 엔진 제작, 추진체 보조기 부품 제작, 정비와 판매 및 서비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를 계기로 항공기, 특히 무인기 엔진 개발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에 성공한 발전용 가스터빈과 항공용 엔진은 기술 기반이 같고 구조와 작동 원리도 유사하다.
비행체 추력(물체를 운동 방향으로 밀어내는 힘)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항공용 가스터빈의 핵심 요소는 고출력, 경량화, 작동 유연성이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고효율, 고출력, 안정성이 요구되고 항공용에 비해 크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설계, 제작 기술, 소재 기술 등 노하우를 항공용 엔진 개발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항공기 엔진 발화 때 엔진 내부에서 1500°C 초고열을 견디는 기술이 필요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1680°C 고온환경을 극복하는 냉각과 코팅 기술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고온부품 등 핵심 소재 개발 역량 △자체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각종 지적재산권(IP) 및 데이타베이스 △자체 설계·제작·시험 인프라 △고도화된 엔지니어 역량 등 차별화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1만lbf(파운드포스) 급 무인기용 가스터빈 엔진 개발’ 사업에 참여해 항공용 엔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운드포스는 중력가속도와 같은 가속도를 발생시키는 힘을 뜻한다. 1만 파운드포스는 중력가속도의 1만배에 해당하는 가속도를 발생시키는 힘이다.
총 3개 과제로 구성된 이번 사업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장 난이도가 높고 핵심 기술로 꼽히는 ‘엔진 레이아웃 설계와 구성품 해석’, ‘터빈 베인(고정된 날개)/블레이드(회전하는 날개) 주조품 제작 및 후가공’ 등 2개 과제를 담당해 2027년까지 기본설계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독자적인 국산 전투기 엔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발주한 첨단 항공엔진 개념설계도 수행하고 있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 부사장은 “발전용 가스터빈을 직접 개발하고 제작한 후 공급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경험과 함께 물적, 인적 인프라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것이 두산의 경쟁력”이라며 “이를 적극 활용해 항공 엔진 국산화에 기여하고 해외시장 진출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